[AI 다이브 ㉓] 美 '난제 해결'vs 中 '산업 적용'...국가주도 경쟁 속 韓의 전략

입력 2025-12-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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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난제 해결형 R&D’, 중국은 ‘AI 플러스’로 생산력 재편
LLM 경쟁 넘어 월드모델 시대로…한국 전략의 방향성 논란
정부, AI 중심 ‘NEXT 전략’ 발표…전주기 생태계 구축 나서

미국은 인공지능(AI)을 통해 과학기술 분야의 ‘난제’를 돌파하겠다고 선언했고, 중국은 AI를 산업 현장에 투입해 생산 체계를 재편하고 있다. ‘AI 2강’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국가 주도 경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도 이에 대응하는 전방위 AI 정책 패키지를 내놨다. AI 패권 경쟁이 기술 차원을 넘어 국가 전략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선택이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AI를 활용해 과학기술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을 발표했다. AI를 전략기술로 삼아 다시 전략기술을 혁신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약 개발과 우주 탐사, 반도체 등 장기간 정체돼 있던 고난도 연구 분야에 자원을 집중·통합하는 ‘난제 해결형 R&D’ 전략이다.

중국은 접근 방식이 다르다. AI 연구 성과를 빠르게 산업 현장에 적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기치로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2년 연속 10% 이상 늘렸고, 리창 국무원 총리는 2024년 제조·의료·교통·농업 등 전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AI 플러스(+)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8월 ‘AI+ 행동 심화 실시에 관한 의견’을 통해 2027년까지 차세대 지능형 단말 보급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지능경제 핵심 산업의 고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미국이 AI로 과학기술 혁신 속도를 끌어올리고 중국이 AI를 ‘생산력 혁신 도구’로 전면 배치하는 동안, 한국의 AI 전략은 상대적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경훈 부총리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내년 6월까지 글로벌 ‘톱 1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LLM 경쟁은 곧 한계에 봉착하고, 내년 이후에는 물리 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월드모델’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전략기술 서밋에서 '국가전략기술 고도화 및 미래혁신 전략' 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전략기술 서밋에서 '국가전략기술 고도화 및 미래혁신 전략' 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정부는 최근 AI를 축으로 한 전방위 전략을 제시했다. 18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발표한 ‘NEXT(New, Emerging, and eXponential Technology) 전략’에는 AI를 중심으로 반도체·바이오·네트워크·양자 등 전략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특정 기술에 대한 단기 성과보다, 기초연구부터 산업 적용, 인프라와 인재까지 전주기를 동시에 강화해 기술 파급력을 키우겠다는 방향이다.

정부는 이날 2차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첨단 GPU 확보·배분 방향 △노동시장 AI 인재 양성 △AI 반도체 산업 도약 전략 △AI 바이오 국가전략 △민간 투자 연계 및 팁스(TIPS) R&D 확산 △기초연구 생태계 육성 △출연연 정책 방향 △AI 시대 네트워크 전략 등을 심의·의결하며 실행 계획도 구체화했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AI가 이미 대부분의 데이터를 학습했다고 생각했지만, 구글의 제미나이가 고성능을 보인 배경에는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플랫폼이 있다”며 “플랫폼을 보유한 한국이 충분한 GPU 학습 환경을 갖추고 제조업 전반에 AI를 본격 적용한다면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전면전에 뛰어든 만큼, 무엇에 강점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짚고 생태계 전반에서 반전을 노려야 할 시점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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