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립대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20년간 47건 대학 통폐합 [요동치는 대학]

입력 2025-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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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년간 대학 통폐합 유형별 현황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최근 20년간 대학 통폐합 유형별 현황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학령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인구구조의 변화 속에 지난 20여 년간 전국 대학에서 총 47건의 통·폐합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부채·재산 정리, 법인 지위 조정, 교원 신분 보장, 학사관리 등 복잡한 쟁점이 반복적으로 드러났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조정할 제도적 장치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대학가에서 ‘사립대 구조개선법’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도 이러한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5일 본지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의 통폐합 및 학제변경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년간의 통합 가운데 전문대→일반대 전환이 20건, 산업대→일반대 전환이 15건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전문대 정원이 정체되고 산업대 기능이 약화되면서 고등교육 체제가 자연스럽게 일반대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한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2006년은 통합이 가장 집중된 시기로 기록된다. △삼척대→강원대 제2캠퍼스 △밀양대→부산대 △여수대→전남대 △동명정보대·동명대학→동명대 등 산업대 편입이 잇따랐고, 전문대 전환 사례로도 △가천길대→가천의과학대 △경원전문대→경원대 △적십자간호대→중앙대 등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대학들은 학과 구조조정, 다캠퍼스 체제 구축, 특성화 전략 등으로 생존 방안을 모색했다.

2020년 이후에는 통합 논의가 국립대로 확장되며 구조조정의 양상이 더욱 다양해졌다. 상지대–상지영서대(2020), 경상대–경남과기대(2021), 한경대–한국복지대(2023), 경주대–서라벌대(2024), 안동대–경북도립대(2025)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통합 과정에서는 부채·재산 정리, 법인 지위 조정, 교원 신분 문제, 캠퍼스 기능 재배치 등 구조적 난제가 반복적으로 드러났고, 기존 제도가 이를 충분히 규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립대학 구조개선법’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8월 시행 예정인 법안은 사학구조개선심의위원회가 구조개선 대상 대학을 지정하고, 해당 대학이 재무구조 개선·통폐합·폐교·해산 등 이행계획을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재산 처분 및 사업 양도가 필요한 경우 일부 규제를 완화해 신속한 법인 해산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교육부는 관련 공청회를 조만간 열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만간 교육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 및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관련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사립대 재정진단(2023~2025년) 결과를 점검하고 지표 고도화 등 편람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인성 사총협사무처장은 “과거 통합은 대학 내부 협의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절차와 기준이 일관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법률이 정한 공익 기준과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원·학생·지역사회를 보호할 수 있는 표준 통폐합 모델과 법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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