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빈집 폐기물 작업 중 사망...법원 "가사노동 아닌 산재 대상"

입력 2026-06-0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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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가구 내 고용활동"...유족급여 지급 거부
法 "사실상 사업주가 인력 섭외·지휘"...산재보험 적용 대상

▲빈 주택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 작업자들의 이미지. (챗GPT) (사진=AI 생성)
▲빈 주택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 작업자들의 이미지. (챗GPT) (사진=AI 생성)

재개발 구역 내 주택에서 폐기물 처리 작업 중 무너진 외벽에 끼어 숨진 작업자를 산재보험 적용 대상자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작업을 산재보험 적용 제외 사업인 '가구 내 고용활동'으로 보고 유족급여 지급을 거부했지만, 법원이 이를 취소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최근 작업 중 사망한 A 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24년 3월 서울 노원구 재개발 사업구역 내 한 주택에서 폐기물을 수거·처리하는 작업 중 콘크리트 외벽이 무너지면서 사망했다.

A 씨의 배우자는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청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작업이 개인 주택의 폐기물 정리 업무로, 산재보험법 적용 제외 사업인 '가구 내 고용활동'에 해당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가구 내 고용활동이란 조리, 청소, 간병, 육아 등 가사를 돕게 할 목적으로 사람을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근로조건에 관해 국가의 감독이 미치기 어려워 근로관계 법령을 적용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원은 A 씨가 산재보험법의 보호 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작업을 주선한 B 씨가 인력 섭외와 역할 분담, 보수 결정 등을 주도하며 사실상 사업주 역할을 했다고 본 것이다.

B 씨는 재개발 구역 인근에서 용달차를 사용해 이삿짐 운송사업을 해온 사람으로, 지인을 통해 A 씨를 섭외해 함께 작업을 수행했다.

재판부는 "B 씨는 경찰조사 당시 자신이 가옥주에게서 돈을 받고 일을 시키는 입장이기 때문에 '오야지(일터의 우두머리를 지칭하는 속어)' 역할이긴 했다고 진술했다"며 "작업원 간 역할 분담과 안전모 착용 안전조치 등 사업주와 작업원 사이의 규율관계 제반을 B가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 작업이 가옥주가 조리, 청소, 간병, 육아 등 가사의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이뤄진 가구 내 고용활동의 일환이라거나 전적으로 개인 사생활의 영역에 관련된 것으로 근로조건 또는 산업재해로부터 보호에 관한 국가의 감독이 미치기 어려운 경우라 보기도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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