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이 본격화한 가운데 이에 맞춰 부산 아파트 시장이 상승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매매와 전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등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10일 KB부동산이 발표한 12월 첫째 주 주간아파트 시장동향에 따르면 부산은 전주 대비 0.05% 상승해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해운대·수영·동래구 등 이른바 ‘해·수·동’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해당 지역은 부산 내에서 우수한 교육 환경, 인프라, 바다 조망 등으로 꾸준한 수요가 유지되는 곳이다. 해운대구의 경우 직전 주 대비 0.07% 상승하며 전주(0.05%)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수영구(0.10%)와 동래구(0.29%) 역시 타 자치구 대비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거래량도 4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기준 부산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587건으로 집계돼 2021년 10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신고가도 이어지고 있다. 수영구 ‘남천자이’ 전용 면적 84㎡는 지난달 18일 16억8000만 원에 거래되며 부산 지역에서 같은 평형 기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또 해운대구 '해운대센트럴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 10월 기존 최고가보다 1억7000만 원 오른 10억60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부산 전세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기준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15% 올랐다. 전세 매물은 연초 대비 크게 줄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부산의 전세 매물은 4370건으로 연초(7531건) 대비 42.0%나 줄었다.
이처럼 부산 부동산 집값이 들썩이는 이유는 이번에 부산으로 이동하는 해수부 직원 규모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으로 옮기는 해수부 직원 850여 명의 이삿짐은 5t 트럭 249대 분량이다. 이사는 8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다만 일각에선 부산 아파트 시장이 꾸준한 활기를 띨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부산의 미분양 주택 수는 직전 달보다 9.9% 증가한 8040가구로 집계됐는데, 이는 2010년 1월(8279가구) 이후 15년 9개월 만의 최다 기록이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해수부 이전이 부산 부동산 시장을 끌어올리기에 그렇게 큰 이슈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세종 같은 경우도 정치적 이슈가 있을 경우 가격이 올라갔다가 금세 조정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종시 집값은 올 초부터 국회와 대통령실 이전 기대감에 집값이 들썩이다가 수차례 조정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주식시장의 정치 테마주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송 대표는 “결국 해당 지역 내 투자 심리나 실제 거주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려면 미분양 지표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미분양 증가는 지역 안에서 투자 수요가 해운대구나 수영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별로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라며 “미분양 문제가 해결돼야 시장이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 외부 호재보다는 내부 수요 기반이 얼마나 탄탄한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