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글로벌 확장에도 속도...‘10조 밸류’ 의문 여전
“내수 소비 한정...글로벌 성장 잠재력 입증이 관건”
“매출 비중을 최소 10% 이상 돼야 목표 달성 가능할 듯”

무신사가 2년 연속 연매출 1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 불황에 직격탄을 맞는 대표 업종인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나홀로 실적 순항 중이라, 무신사가 준비 중인 기업공개(IPO) 전망도 밝아 보인다. 다만 투자은행(IB)업계에선 무신사의 ‘10조 밸류(가치)’를 두고 시선이 엇갈리고 있어, 무신사가 현재 공격적으로 투자 중인 국내 오프라인 및 해외 사업의 성패에 이목이 더 쏠리고 있다.
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의 2025년 3개 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9730억 원으로, 작년에 이어 연 매출 1조 원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 706억 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1.8% 증가한 3024억 원, 영업이익은 7.3% 늘어난 118억 원이었다.
지속적인 실적 성장세는 IPO에 긍정 시그널이다. 비용 구조 효율화와 자체 브랜드(PB)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수익성을 회복했다. 2024년 처음 연 매출 1조 원(1조2427억 원)을 돌파했고, 연간 흑자전환도 했다.
지속적인 실적 성장세는 IPO에 긍정 시그널이다. 2023년에는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에 따른 비용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비용 구조 효율화와 자체 브랜드(PB) 성장에 힘입어 수익성을 회복했다. 이 덕분에 2024년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1조2427억 원)을 돌파했고, 처음으로 연간 흑자 전환했다.
다만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이라는 목표를 두고 무신사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무신사가 데카콘 반열에 들려면, 지난해 순이익(698억 원)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143배, 올해 예상 순이익 기준으로 봐도 여전히 PER 100배 이상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주요 패션·의류 상장사의 평균 PER의 5~10배 수준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IPO 자체보다는 밸류가 관건”이라며 “브랜드 중심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고 PB 흐름도 좋지만 패션업이 경기도 많이 타는데 내수 소비는 한정돼있다. 거기에 글로벌도 예측이 어려운 시장이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출해 진입장벽을 많이 낮추려 하는데 단기에 시장 안착은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짚었다.
다른 패션플랫폼업계 관계자도 “현재 무신사 글로벌 매출 점유율이 1%대인데, 10조 원대 밸류를 정당화하려면 글로벌 매출 비중을 최소 10% 이상으로는 늘려야 높은 가치 평가 배수와 성공적인 IPO를 달성할 수 있지 않나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무신사의 높은 밸류 주장에는 과거 투자유치 당시 걸었던 조건 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무신사의 IPO는 플랫폼업계에 긍정 시그널일 것이란 응원의 시선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플랫폼업계 안에서 성장 가능성이 입증돼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상장이 되면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IPO와 관련해 “현재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실적 흐름도 나쁘지 않고 당장 재원이 부족한 상황도 아니다 보니 조급하게 결정하기보다는 신중하게 꼼꼼히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무신사는 1일 일부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 결과를 통보했다. 해외 증권사에서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대표 주관사, JP모간이 공동주관사로 각각 참여하고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국내에서 IPO 주관을 맡을 국내 증권사로 선정됐다.
무신사는 오프라인과 뷰티·리빙 등 카테고리 확장,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미래 성장 잠재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1만여 개 브랜드가 입점한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이지만, 스니커즈 커뮤니티로 시작한 탓에 ‘남성패션 중심’이란 인식도 크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스타일쉐어와 자회사인 29CM를 인수해 여성패션·리빙 분야를 강화하고, 뷰티 영역도 키우고 있다.
오프라인 시장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온라인 입점 브랜드를 모은 편집숍 형태의 ‘무신사 스토어’는 물론 PB ‘무신사 스탠다드(무탠다드)’ 전용 매장도 늘리고 있다. 3분기에만 △무신사 스탠다드 더리버몰 강동 △무신사 스탠다드 스타필드마켓 일산 △29CM 이구키즈 성수 △29CM 이구어퍼스트로피 성수 매장 등을 새로 열었다.
일본과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진출에는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역량을 쏟고 있다. 현재 무신사가 글로벌 스토어를 운영하는 국가는 총 13개로 그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일본이다. 일본에선 현지 이커머스 플랫폼 조조타운과의 협업을 위해 시스템 개발, 운영 등에 필요한 투자도 확대했다. 일본에서는 파트너 브랜드의 뷰티 확장까지 함께 이끌고 있다.
9월에는 중국 최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이커머스 플랫폼 ‘티몰’에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매장을 연 데 이어 10월에는 무신사 스토어 공식몰도 개설했다. 12월에는 무신사 스탠다드와 무신사 스토어를 순차적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