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에 청년을 빼앗긴 지방은 중기적으로 ‘아기’도 빼앗긴다. 일부 지역에서 합계출산율(출산율) 회복으로 ‘저출산 반등’ 기대가 나오지만, 이는 출생 증가보단 통계상 착시에 기인한다.
11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부산 북구·기장군과 대구 달성군, 인천 남동구·강화군, 광주 서구, 울산 남구, 경기 포천시, 충북 보은군, 충남 천안시·서산시, 전남 목포시, 경북 청송군·영덕군·성주군·예천군, 경남 통영시·고성군, 제주 서귀포시는 지난해 출산율이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출생아 수는 감소했다. 남동구·강화군과 포천시를 제외하면 모두 비수도권이다. 이 중에서도 강화군과 포천시는 환경·지리상 다른 수도권 도시와 동일 선상에 놓기 어렵다.
이들 지역에서 출산율 증가에도 출생아가 준 주된 배경은 가임여성 감소다. 지난해 주민등록 연앙인구를 기준으로 전국의 30~34세 여성은 2.0% 증가했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가 30대에 진입한 결과다. 출산율 증가에도 출생아가 준 지역들은 대체로 30~34세 여성이 줄었다. 특히 통영시와 고성군은 30~34세 여성이 1년 새 각각 5.3%, 6.4% 급감했다.
30~34세 여성 감소는 과거 25~29세 미혼여성 유출에 주로 기인하는데, 남성 유출은 추세적으로 큰 변동이 없으나 여성 유출은 2015년부터 그 속도가 가팔라졌다. 이는 합계출산율·출생아 수에 영향을 미친다. 지역별 출산율은 지역 내 가임여성(15~49세) 수를 모수로 산출되는데, 미혼여성이 유출되면 전체 가임여성이 줄고 가임여성 중 기혼여성 비중은 확대된다. 과거 유출된 미혼여성은 현재 기혼여성으로 전환됐을 수 있으며, 이 경우 과거 미혼여성 유출은 현재 출생아 유출로 작용한다. 그 결과로 유출 지역은 출산율이 늘지만, 출생아는 준다.
출산율과 무관하게 비수도권의 출생아가 주는 상황은 추세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북과 강원, 광주, 울산 등 4개 시·도는 지난해 출생아 수가 기초단체인 경기 화성시보다 적었다.
가임여성을 중심으로 지방의 청년 인구가 유출되면 지방은 중장기적으로 출생아도 늘기 어렵다. 통계상 착시로 출산율은 오르더라도 절대적인 가임여성 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