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시설·식문화·체류형 프로그램까지 산업화…K-미식·K-컬처 연계 전면 확대

농촌을 더 이상 생산기지에만 묶어두지 않겠다는 정부의 정책 전환이 구체화됐다. 농산물 가공과 체험 위주였던 농촌 산업을 체류·관광·창업이 결합된 ‘공간 산업’으로 키워 지역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이다. 농촌에 사람을 부르고, 머무르게 하며, 소비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산업의 범위를 체류·관광·창업까지 확장하는 방향을 담은 ‘제3차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 기본계획’을 20일 수립·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사업자를 2024년 2525곳에서 2030년 4000곳으로 확대하고, 국민 농촌관광 경험률을 같은 기간 43.8%에서 5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기본계획의 가장 큰 변화는 농촌 산업의 범위를 대폭 넓힌 점이다. 기존에는 농산물 생산·가공·체험 중심의 경제활동만 농촌융복합산업으로 인정됐지만, 앞으로는 유휴시설을 활용한 체류·휴양 프로그램, 지역 식문화 체험, 농특산물 브랜딩과 마케팅, 경관·생태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까지 산업 영역에 포함된다. 정부는 이를 ‘농촌융복합산업+’로 확장해 농촌 창업의 문턱을 낮출 방침이다.
창업 생태계도 공공이 주도해 키운다. 권역별 농촌창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간담회와 성과공유대회를 정례화하고, 창업가 간 정보 교류와 협업을 촉진한다. 동시에 유휴시설, 전통·문화유산, 식문화, 경관, 생태자원 등 지역별 활용 가능 자원을 조사해 예비 창업자에게 제공하고, 초기–성장–도약 단계로 이어지는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농촌 창업을 개인 역량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정책 방향이다.
관광 정책의 축도 ‘체류형’으로 옮겨간다. 정부는 K-미식과 K-컬처를 농촌과 결합해 차별화된 관광 상품을 만든다. 지역 농장과 농가맛집, 농촌 민박을 연계한 K-미식벨트를 조성하고, 테마별 관광지도를 제작해 상품화한다. 전통 한식은 물론 지역 고유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코스를 발굴해 관광 동선을 늘린다.

동서트레일, 농촌체험마을, 찾아가는 양조장, 치유농장과 치유의숲 등 흩어져 있던 관광 자원은 시군 경계를 넘어 광역 단위 관광벨트로 묶는다. ‘잠깐 들렀다 가는 농촌’에서 벗어나 며칠을 머무는 여행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병행된다. 농촌관광 가는 주간을 계절별로 운영해 할인과 홍보를 집중하고, 인구감소 지역을 포함한 권역 이동 시 농촌투어패스 할인 혜택을 확대한다. 숙박 여건 개선을 위해 도농교류법 개정을 추진해 농촌 민박의 품질을 높이고, 빈집을 활용한 민박 사업 제도화도 검토한다.
농촌 공간 활용 정책과의 연계도 눈에 띈다. 정부는 빈집과 유휴시설을 리모델링해 청년과 귀농·귀촌인의 창업 공간, 공동 이용시설, 사회서비스 공급 거점으로 활용하는 지원을 이어간다. 농촌을 일터이자 삶터, 쉼터로 재편하는 흐름과 맞물린다.
박성우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제3차 기본계획은 농촌 창업과 관광을 통해 지역 단위 경제를 실질적으로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정책이 현장에서 체감되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이행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