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소문 일대 ‘녹지생태도심’으로…규제 완화 통한 도심 재창조 시작” [종합]

입력 2025-11-0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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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경쟁력, 빌딩 높이 아닌 녹지의 넓이·연결성”
“공공재원 쓰지 않고 규제 완화 통해 녹지 확충”
“세운4지구 개발 사업, 종묘에 그늘 지지 않아” 반박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중구 순화동 7번지에서 열린 ‘녹지생태도심 선도사업 서소문빌딩 재개발사업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재개발 사업으로 노후화된 서소문 업무지구를 녹지·문화·업무를 결합한 복합지구(총 154만㎡)로 탈바꿈할 계획으로 서소문빌딩은 지하 8층~지상 38층, 연면적 24만9179㎡ 규모로 조성되며, 오는 2030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중구 순화동 7번지에서 열린 ‘녹지생태도심 선도사업 서소문빌딩 재개발사업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재개발 사업으로 노후화된 서소문 업무지구를 녹지·문화·업무를 결합한 복합지구(총 154만㎡)로 탈바꿈할 계획으로 서소문빌딩은 지하 8층~지상 38층, 연면적 24만9179㎡ 규모로 조성되며, 오는 2030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업무 밀집지인 서소문 일대가 대규모 녹지와 문화공간을 품은 친환경 업무지구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용적률 등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확보한 민간의 재원을 활용해 도심을 정비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에 대해 “서울 도심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하는 날이자, 회색빛 도심이 녹색 옷을 입고 시민 품으로 돌아가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5일 ‘녹지생태도심 선도 사업 서소문빌딩 재개발 착공식’을 열고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착공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 김길성 중구청장, 삼성생명 대표이사 등 사업 관계자, 지역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지금 도시의 경쟁력은 빌딩의 높이가 아니라 사람이 숨 쉴 수 있는 녹지의 넓이와 연결성으로 평가받는다”며 “뉴욕의 맨해튼, 도쿄의 아자부다이힐스처럼 도심 속에서도 녹지와 문화, 여가가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2016년 이후 침체됐던 도심권 개발을 ‘녹지 중심’으로 재편하는 신호탄으로 서울광장 면적의 1.3배에 달하는 녹지 조성이 핵심이다. 시는 2022년 4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통해 민간사업자가 개방형 녹지를 확보하면 용적률·높이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도심 정비의 패러다임을 바꿔왔다. 시는 2023년 ‘서울도심기본계획·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고시에 이어 ‘개방형 녹지 가이드라인’을 수립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2030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 변경 고시를 통해 추가로 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이번에 착공하는 서소문빌딩 재개발 사업(서울역-서대문 1·2구역 1지구)은 중구 순화동 7번지 일대에 지하 8층~지상 38층 규모(연면적 24만9179㎡)의 업무·문화 복합시설을 짓는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이다. 2030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사업 시행으로 이 일대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힐튼호텔 부지 재개발 등과 연계해 154만㎡ 규모의 ‘혁신 업무지구’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녹지 공간은 기존 8010㎡에서 2.26배 늘어난 1만8140㎡ 규모다. 시는 이처럼 사업자가 제안한 개방형 녹지 면적에 따라 높이 및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되면 공공 예산 투입 없이도 대규모 녹지공간의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지상의 충분한 녹지를 확보하면 그만큼 높이와 밀도 규제를 완화해드릴 것”이라며 “공공 재원을 쓰지 않고 규제 완화를 통해 녹지를 확충해 나가는 도심 재창조 모델이 이제 시작됐다. 건물은 슬림하게, 확보한 땅은 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시는 녹지와 문화, 업무가 어우러진 복합 개발을 통해 서소문 일대를 ‘도심 서측의 랜드마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완공 후 오피스 면적은 기존보다 3.5배, 수용 인원은 약 3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소문빌딩 재개발 통합조경 계획(안) (서울시)
▲서소문빌딩 재개발 통합조경 계획(안) (서울시)

서울시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정책 시행 이전에는 도심 정비사업이 연평균 2.7건에 그쳤지만, 시행 후 12.8건으로 늘어 5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향후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서울광장의 약 8배(10만㎡) 규모 민간 녹지가 도심 곳곳에 확보돼 ‘정원도시 서울’의 상징적 공간이 될 전망이다.

서소문 재개발 구역에는 강북권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도 들어선다. 호암아트홀이 1100석 규모 클래식 공연장으로 새롭게 조성된다.

오 시장은 “이번 서소문 사업은 2022년 정책 발표 이후 가장 먼저 실현되는 녹지생태도심의 선도 사례”라며 “강북 최초의 클래식 공연장과 연계해 시민 누구나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의 오세철 대표이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서울시의 녹지 생태 도심 재창조 전략을 실현하는 상징적인 사업으로 시민이 숨 쉴 수 있는 녹지와 보행 공간, 업무와 문화, 일상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도시의 모델이 될 것”이라며 “삼성은 그동안 세계 각지에 초고층 랜드마크를 건설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건축물을 서울 도심에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 시장은 최근 세운4구역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면서 맞은 편에 위치한 유네스코 국가유산인 종묘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가 개발에만 몰두해 종묘를 그늘지게 한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며 “시뮬레이션 결과 그늘은 생기지 않는다. 용적률 완화를 통해 생긴 이익으로 세운상가 철거비와 인근 녹지 조성비를 충당하는 구조로, 시민 세금도 한 푼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묘 앞에 폭 100m의 녹지가 남산까지 이어지는 장대한 녹색축이 조성될 것”이라며 “이는 문화유산을 가리고 훼손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돋보이게 하는 도시 재창조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높이 계획 변경을 골자로 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을 고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세운4구역 종로변 건물은 기존 55m에서 98.7m로, 청계천 변 건물은 71.9m에서 141.9m로 높이가 조정됐다. 그런데 세운4구역과 종묘 담장은 약 200m 떨어져 있어, 고층 빌딩이 들어서면서 문화유산의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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