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업무 밀집지인 서소문 일대가 대규모 녹지와 문화공간을 품은 친환경 업무지구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5일 ‘녹지생태도심 선도 사업 서소문빌딩 재개발 착공식’을 열고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착공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 김길성 중구청장, 삼성생명 대표이사 등 사업 관계자, 지역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사업은 2016년 이후 침체됐던 도심권 개발을 ‘녹지 중심’으로 재편하는 신호탄으로 서울광장 면적의 1.3배에 달하는 녹지 조성이 핵심이다.
시는 2022년 4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통해 민간사업자가 개방형 녹지를 확보하면 용적률·높이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도심 정비의 패러다임을 바꿔왔다. 민간 주도로 도시개발과 환경보전을 동시에 달성하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개발 방안이다.
시는 녹지생태도심을 위해 2023년 ‘서울도심기본계획·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고시에 이어 ‘개방형 녹지 가이드라인’을 수립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2030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 변경 고시를 통해 추가로 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이번에 착공하는 서소문빌딩 재개발 사업(서울역-서대문 1·2구역 1지구)은 중구 순화동 7번지 일대에 지하 8층~지상 38층 규모(연면적 24만9179㎡)의 업무·문화 복합시설을 짓는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으로, 2030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사업 시행으로 이 일대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힐튼호텔 부지 재개발 등과 연계해 154만㎡ 규모의 ‘혁신 업무지구’로 거듭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녹지 공간은 기존 8010㎡에서 2.26배 늘어난 1만8140㎡ 규모다. 서울시는 이처럼 사업자가 제안한 개방형 녹지 면적에 따라 높이 및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되면 공공 예산 투입 없이도 대규모 녹지공간의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시는 현재 서소문 일대를 비롯해 △양동구역(서울역 앞) △수표구역(을지로3가 일대) 등 보존 위주 정책이 추진되던 시기와 비교해 약 5배 많은 총 36개 지구에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이 적용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정책 시행 이전에는 도심 정비사업이 연평균 2.7건에 그쳤지만, 시행 후 12.8건으로 늘어 5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향후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서울광장의 약 8배(10만㎡) 규모 민간 녹지가 도심 곳곳에 확보돼 ‘정원도시 서울’의 상징적 공간이 될 전망이다.
서소문 재개발 구역에는 강북권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도 들어선다. 1980년대 개관해 국내 공연문화를 이끌었던 호암아트홀이 1100석 규모 클래식 공연장으로 새롭게 조성된다. 지상 4~9층에 공중 배치되는 공연장은 아래층 외부공간과 녹지를 연계해 개방감과 공공성을 높인 도심 속 문화 명소로 꾸며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녹지와 문화, 업무가 어우러진 복합 개발을 통해 서소문 일대를 ‘도심 서측의 랜드마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완공 후 오피스 면적은 기존보다 3.5배, 수용 인원은 약 3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 착공은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서울이 녹색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도심 전환의 출발점”이라며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녹지를 확보하는 새로운 재창조 모델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통해 서울 전역을 녹색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글로벌 녹색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