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인물] 이만기 유웨이 부사장 "수능 힘 약해지고 고교 수업 힘 강해진다"

입력 2025-10-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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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이 15일 경기 성남시 유웨이 판교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이 15일 경기 성남시 유웨이 판교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절대평가 전환은 '당위의 문제' 입니다.”

최근 교육계 안팎에서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수능 절대평가 전환, 수능 자격고사화, 내신 외부평가제 도입 등 굵직한 이슈들이 쏟아지며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난 15일 약 40년간 입시 현장을 지켜봐 온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본지 자문위원)을 유웨이 사옥에서 만나 입시제도 변화에 대한 입시업계의 시각을 들어봤다. 그는 “절대평가 전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수능의 영향력은 줄고 고교 수업과 내신의 중요성은 커지는 방향으로 대입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대평가 과잉 경쟁 심각, 절대평가 힘들지만 가야 할 길”

최근 정부 일각에서 수능 절대평가 전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절대평가 전환은 역대 정부가 추진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었다. 이 부사장은 "절대평가에 대한 문제의식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며 "진보·보수 정부를 막론하고 시도됐지만, 동점자 증가와 변별력 부족, 그에 따른 대학별고사 강화 우려 등으로 실행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과도한 줄 세우기식 상대평가는 학생들에게 과잉 경쟁과 피로를 유발한다"며 "객관식 문제 중심의 평가와 사교육 의존 심화 등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절대평가 전환은 '당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고교학점제를 유지한다고 천명한 이상, 내신 절대평가는 필수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며 “절대평가로의 전환은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14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교학점제 폐지를 묻는 질문에 “최대한 보완해서 중단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도 고교학점제 추가 보완책 발표 시점에 대해 "지금 시간이 많이 없기 때문에 이르면 12월에는 내놓을 수 있도록 속도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성취기준 세분화는 가능, 포트폴리오 현실적으로 어려워”

절대평가로의 전환에 따라 가장 큰 쟁점은 변별력 확보 문제다. 이 부사장은 이에 대해 “성취기준 세분화와 같은 방식은 고교학점제와 연계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사가 수업 중 학생의 성취 수준을 관찰·평가하고, 부족할 경우 보충수업을 제공하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본래 취지라는 것이다.

반면 포트폴리오 평가에 대해서는 “과거 입학사정관제 시절에도 도입된 바 있지만, 조국 사태 이후 공정성 논란과 사교육 유발로 인해 폐기됐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부사장은 “포트폴리오 확대는 또 다른 사교육과 공정성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했다.

고교학점제 시행과 함께 내신의 절대평가가 논의되면서 학교 간 평가 기준 차이를 보완하기 위한 ‘외부평가제’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외부평가제는 사실상 모든 고등학생이 같은 시험을 치르게 되는 것으로, 수능을 한 번 더 보는 셈”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교사의 평가권이 축소되고, 국가 권한이 지나치게 강화되며, 결과적으로 사교육만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지역별 학교 내신 시험을 준비해주는 소형 학원이 많지만, 외부평가제가 도입되면 대형 사교육이 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이 15일 경기 성남시 유웨이 판교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이 15일 경기 성남시 유웨이 판교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수능 자격고사화, 장기적으로 필요…대학 선발 자율 강화해야”

수능을 자격고사로 전환하고 대학의 선발 자율성을 확대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부사장은 “수능은 여전히 사교육 의존도가 가장 높은 전형요소”라며 “장기적으로는 수능을 자격고사로 전환해 기초 학습 소양을 평가하는 기능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상 지금도 대학들은 논술이나 대학별고사를 통해 자체적인 선발을 하고 있다”며, “본고사 부활이 두려워 대학의 선발권을 막는 것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대학의 선발 자율성 강화에 찬성하면서도, 고교 교육과의 연계 필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그는 “수능이 자격고사화되면 내신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고, 결국 고등학교 교육이 중심이 된다”면서도 “포트폴리오보다는 면접, 논술과 같은 현실적인 방식이 선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탐런? 과잉반응은 금물…변화 속에서도 본질은 안 변해”

2026~2028학년도까지 고3, 고2, 고1의 대입 체제가 각기 달라지며 ‘입시 혼돈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사탐런’과 같은 현상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부사장은 “교육과정 변화에 따라 대입이 바뀌는 것은 늘 있어온 일”이라며 “과잉 반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능 문제 유형이 바뀌고, 제도가 달라진다 해도 평가의 본질은 경쟁이고, 정량화된 성적이 중심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교과학습이 잘 되어 있으면 어떤 제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교학점제에 대해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내신은 절대평가여야 하고, 동시에 고교 유형 간 평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문재인 정부 때 특목·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 했던 것도 이 때문”이라며 “윤석열 정부로 바뀌면서 무산됐지만, 고교학점제의 본질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국가교육위원회에서는 이미 미래형 대입제도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그런 자료들을 사장시키지 말고, 공론화 과정을 통해 순리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이 15일 경기 성남시 유웨이 판교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이 15일 경기 성남시 유웨이 판교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은 공교육과 사교육 현장을 두루 거친 입시 전문가로, 40년 가까이 대한민국 입시제도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왔다.

1986년부터 2002년까지 인천 문일여자고에서 교사로 재직하며 EBS 국어 강사 등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했고, 이후 대형 입시학원과 교육기업에서 입시 콘텐츠 개발과 평가 전략을 총괄하며 사교육 분야에서도 깊은 경험을 쌓았다. 이처럼 공교육과 사교육을 넘나들며 입시 현장을 폭넓게 경험한 그는 수능과 학생부, 대입정책 등 교육 전반에 걸쳐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입시계의 산증인’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교육 문제와 관련해 본지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한 입시 분석과 정책 제언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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