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성장성 증명하는 기업 발굴…반도체 시간 계속된다”[ETF 230조 시대 리더를 만나다⑤]

입력 2025-10-01 15:3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투데이는 상장지수펀드(ETF) 230조 원 시대를 연 주역들, 국내 10대 자산운용사 ETF 전문가들을 릴레이 인터뷰로 만나본다. 이들이 일찍이 ETF 잠재력을 발견한 배경과 지금까지 쌓아온 철학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내놓은 차별화 전략을 심층적으로 짚어본다. 투자자들의 ETF 선택과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운용 리더들의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 인터뷰
4년만에 순자산 21배 증가…10조클럽 입성
“성장성ㆍ실적 가시성 보유 업종 선제적 발굴”
“레거시 반도체 주목…2~3년 사이클 도래”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이 최근 서울 여의도 신한자산운용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신한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이 최근 서울 여의도 신한자산운용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신한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은 성장 스토리를 보유했으면서도 그 스토리가 숫자로 증명되는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습니다. 당장 금융투자업계에서 주목하지 않는 업종이라도 이런 원칙을 반영해 발굴한 투자 대상을 상품화하고 있습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은 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산업 특성과 디테일을 함께 상장지수펀드(ETF)에 녹여 수익률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신한자산운용만의 차별화한 전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ETF 순자산액(AUM) 10조 원’을 달성했다. 이로써 신한자산운용은 ‘AUM 10조 원’ 타이틀을 보유한 국내 자산운용사 5곳 중 한 곳이 됐다. 2021년 초 4808억 원 규모였던 신한자산운용 AUM은 지난달 29일 기준 10조2724억 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AUM이 21배 넘게 불어났다.

신한자산운용 급성장 분기점 중 하나로는 김 총괄 합류가 꼽힌다. 2010년대 초 삼성자산운용에서 ETF 업을 시작한 ‘ETF 2세대’ 김 총괄은 2021년 3월 신한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신한자산운용은 ETF 시장이 개장한 지 12년 만에 첫 상품을 내놓은 뒤 5개 ETF를 운용 중이었다. 인덱스를 운영하는 조직에서 ETF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ETF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력은 전무하던 시기였다.

김 총괄은 신한자산운용 ETF 브랜드를 기존 ‘SMART’에서 ‘SOL’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해 ‘SOL 멤버 1번’이 됐다. 신한자산운용이 운용하는 ETF 개수는 66개로 늘었고 ETF사업총괄에는 20명의 ETF 인력이 배치됐다. 신한자산운용이 실질적으로는 올해 만 4살을 맞았다고 김 총괄이 판단하는 배경이다.

이후 신한자산운용은 ‘국내 최초’ 타이틀을 여럿 보유하게 됐다. ‘월배당 시리즈’부터 ‘조선TOP3플러스’, ‘소부장 시리즈’, ‘반도체 전공정·후공정’까지 ETF 출시 당시 시장에서 주목하지 않았거나, 주목받았지만 상품화되지 않았던 테마를 선제적으로 공략했다. 김 총괄은 이런 선구안의 비결로 ‘내러티브(Narrative)&넘버스(Numbers)’라는 기준을 소개했다. 어스워스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 저서에 나오는 개념이다.

김 총괄은 “예컨대 화장품 산업의 경우, K뷰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선도할만한 종목을 선별하고자 했다”며 “화장품 산업이 브랜드와 제조사개발생산(ODM), 유통 등 세 축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단순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아닌 K뷰티 강세를 주도하는 국내 ODM사와 유통사들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조선TOP3플러스는 신한자산운용이 내러티브·넘버스 원칙을 적용한 대표적 상품이다. ‘미국 투자 붐’이 일던 2023년 상반기 신한자산운용은 국내 산업을 점검하는 연구에 돌입했다. 당시 신한자산운용 ETF 인력들은 불황기를 거치던 조선업이 2024년부터 ‘실적 턴어라운드’에 접어들 것으로 확신했다.

2023년까지 약 17년간 조선업이 구조조정을 거쳐 조선사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전 세계 노후 선박 교체 기간이 임박했다는 판단에서였다. 2023년 10월 상장한 조선TOP3플러스 상장 후 6개월 성과는 -8.02%에 그쳤지만, 이후 상승세에 접어들며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279.53% 수익률을 냈다.

김 총괄은 “조선업 내러티브와 넘버스는 지금도 추가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과 미국의 해군 군사력 증강 시도로 미국 내 선박 보수·수리·유지(MRO) 수요가 늘어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마스가(MASGA)’까지 대두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이 최근 서울 여의도 신한자산운용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신한자산운용)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이 최근 서울 여의도 신한자산운용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신한자산운용)

김 총괄이 눈여겨보고 있는 ‘성장 스토리와 실적 가시성 보유 업종’은 반도체다. 특히 ‘레거시 반도체’에 시선을 둘 시점이라고 봤다. 김 총괄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성장이 부각하자 오히려 HBM 밸류체인에서 벗어난 반도체 기업들은 2~3년간 주가가 눌려 있었다”며 “SK하이닉스 주가가 뛰고 삼성전자가 부진했던 이유”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D램과 낸드(NAND) 가격이 오르며 이를 주축으로 하는 반도체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들 기업 아래 밸류체인을 형성한 소재ㆍ부품ㆍ장비(소부장) 기업들이 좋은 주가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신한자산운용은 김 총괄이 지휘하는 ETF사업 총괄 아래 개발부터 운용, 마케팅 등 ETF 사업과 관련한 모든 인력이 ‘원팀’ 체제를 이루고 있다. 김 총괄은 총괄 조직이 공유하는 사업 원칙과 구성원의 원활한 소통에서 비롯된 ‘팀워크’를 신한자산운용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총괄은 “원팀 체제에서 속도감 있는 의사소통과 이를 바탕으로 한 빠른 사업 전개를 할 수 있는 것이 신한자산운용의 경쟁력”이라며 “각자 맡은 업무에 따라 ETF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만큼 다양한 의견을 반영, 종합해 상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192,000
    • -1.11%
    • 이더리움
    • 4,702,000
    • -0.74%
    • 비트코인 캐시
    • 855,000
    • -2.4%
    • 리플
    • 3,102
    • -3.87%
    • 솔라나
    • 205,700
    • -3.38%
    • 에이다
    • 653
    • -2.25%
    • 트론
    • 428
    • +2.64%
    • 스텔라루멘
    • 375
    • -0.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920
    • -1.34%
    • 체인링크
    • 21,290
    • -1.66%
    • 샌드박스
    • 220
    • -3.0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