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노동생산성 선진국 3분의 2 수준…“근로시간 단축하려면 생산성 높여야”

입력 2025-09-22 12: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2023년 韓 연간 노동생산성 36국 가운데 22위
생산성 대비 과도한 임금 상승 지적

▲'연간 노동생산성 국제 비교: 취업자 1인당 GDP(2023년)'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연간 노동생산성 국제 비교: 취업자 1인당 GDP(2023년)'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생산성이 근로시간 단축을 논의 중인 주요 선진국의 3분의 2 수준에 그쳐, 생산성 향상 없이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할 경우 선진국과의 1인당 소득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가 박정수 서강대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해 22일 한 ‘임금과 노동생산성 추이,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노동생산성(취업자 1인당 GDP)은 6만5000달러로 2023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22위에 해당한다. 이는 주 4일제를 도입한 벨기에(12만5000달러)·아이슬란드(14만4000달러)의 절반 수준이며, 시범 운영 중인 프랑스(9만9000달러)·독일(9만9000달러)·영국(10만1000달러)에도 크게 못 미친다.

SGI는 한국이 주요 선진국보다 노동생산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2000~2017년까지는 임금과 노동생산성이 거의 같은 속도로 증가해 균형을 유지했으나, 2018년 이후에는 임금 상승률이 생산성 증가율을 크게 앞서면서 격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2000~2017년 동안 연간 임금(명목)과 노동생산성(명목) 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3.2% 늘어 유사했으나, 2018~2023년에는 연간 임금이 연평균 4.0% 올랐지만 노동생산성은 1.7% 상승에 그쳐 두 지표 간의 괴리가 확연히 커졌다.

보고서는 인건비 상승이 노동생산성을 웃돌 경우, 노동집약적 산업일수록 그리고 대기업보다 중소·중견기업일수록 수익성에 더 큰 타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실제 분석 결과, 노동집약적 기업의 총자산이익률(ROA)은 2018년 전후 1.8%포인트(p) 떨어져 자본 집약적 기업보다 더 크게 하락했으며,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중견기업이 1.5%포인트 떨어져 대기업(0.4%포인트 하락)에 비해 훨씬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대기업은 자본과 기술 투자를 통해 일정 부분 생산성 보완이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임금 부담을 가격에 전가하기 어렵고 연구개발 투자 여력도 부족하다”며 “경기 둔화, 인건비 상승, 생산성 개선의 한계가 겹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간 노동생산성과 임금 추이', '연간 노동생산성과 임금의 연평균 증가율'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연간 노동생산성과 임금 추이', '연간 노동생산성과 임금의 연평균 증가율'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는 근로시간 단축이 일과 삶의 균형을 높인다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선진국 대비 낮고 향상 속도마저 정체된 현실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 기업 경영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근로시간의 탄력적 적용 △노동시장 유연화와 인력 재조정 △중소·중견기업 성장 지원 등을 제시했다.

SGI는 “경직된 노동시장과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속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추진되면 경기 둔화기에는 생산성과 임금 간 격차가 확대돼 기업 부담이 커지고 회복기에도 인건비 증가로 경영 애로가 가중될 수 있다”며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할 경우, 첨단산업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 등 근로시간의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SGI는 “임금과 생산성의 괴리 없는 성장을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의 도약이 필수적”이라며 “연구개발 인센티브 확대, 불합리한 규제 개선, 맞춤형 금융·세제 지원을 통해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고 기업 규모에 따른 역진적 규제가 아닌 스케일업팁스와 같은 기술혁신·글로벌 진출·규모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케일업 팁스는 중소·중견기업이 기술혁신과 글로벌 진출을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민간 전문 역량과 정부 정책을 결합해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229,000
    • -1.84%
    • 이더리움
    • 4,690,000
    • -1.28%
    • 비트코인 캐시
    • 847,500
    • -1.68%
    • 리플
    • 3,082
    • -4.17%
    • 솔라나
    • 205,200
    • -3.89%
    • 에이다
    • 645
    • -3.01%
    • 트론
    • 426
    • +2.16%
    • 스텔라루멘
    • 374
    • -1.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800
    • -1.19%
    • 체인링크
    • 21,020
    • -2.78%
    • 샌드박스
    • 218
    • -4.3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