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값, 14년 만에 40달러 돌파하며 최고가 경신
트럼프의 연준 압박, 안전자산 선호 확대로 이어져
UBS “향후 몇 분기 동안 계속 최고치 경신 전망”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커지며 금값이 4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가격도 급등하며 14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1일(현지시간) CNBC,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9.70달러(0.84%) 오른 온스당 3545.80달러에 마감했다. 한때 온스당 3557.10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깼다.
금 현물 가격은 2일 아시아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0.9% 상승한 온스당 3508.73달러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초로 3500달러를 넘어섰다.
금과 더불어 귀금속으로 취급되는 은 가격도 뛰어 COMEX에서 은 선물 근월물 가격은 온스당 41.73달러로 마감했다. 은 가격이 40달러를 돌파한 것은 48.7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11년 9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연준이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현행 연 4.25~4.50%에서 0.25%포인트(p)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며 금과 은값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하되면 달러 약세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트레이더들은 이달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p 인하할 확률을 89.6%로 보고 있다. 조니 테베스 UBS그룹 전략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금에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라며 “금은 향후 몇 분기 동안 계속해서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해서 연준을 압박하는 것도 금값 상승의 한 요인이 됐다. 연준 독립성 침해 우려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퍼지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연일 압박하는 것을 넘어 최근 리사 쿡 연준 이사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해임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는 항소법원 결정이 나온 것도 경제 불확실성 장기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채질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불안정성이 전 세계에 미칠 영향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흔들기와 관세 정책 관련 혼란이 글로벌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