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는 지연, 시장은 과열…은행-빅테크 ‘독점vs혁신’ 신경전 [스테이블코인 쟁탈전②]

입력 2025-08-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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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안정성·규제준수에 초점…결제앱 접목 등 사업모델 발굴 나서
빅테크도 플랫폼·결제 역량 앞세워…전사 TF 가동·연합전선 구축 속도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지연되는 사이 은행과 빅테크가 주도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은행은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대응 전략을 다듬는 반면 빅테크는 전사적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선점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USDC)과 테더(USDT) 측과 연이어 만난다. 제도화 이후 국제 기준에 맞는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공통적으로 ‘안정성’과 ‘규제 준수’를 내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6월부터 그룹 차원의 ‘가상자산 대응 협의체’를 가동, 은행·보험·카드·증권 등 계열사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신한은행은 내부 TF를 중심으로 결제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에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업계 협의체인 오픈블록체인·DID 협회(OBDIA)에 가입해 법제화 동향을 점검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디지털자산팀을 중심으로 OBDIA 활동과 신규 비즈니스 발굴을 병행 중이다.

NH농협은행은 ‘프로젝트 팍스’를 통해 국가 간 송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체 디지털자산 TF를 통해 은행 내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영향과 사업모델도 검토 단계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국제 사례를 참고해 내부 역량을 축적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빅테크는 법·제도 정비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신중하지만 제도가 마련되면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플랫폼, 결제, 자산 수탁 등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전반을 아우를 역량을 기반으로 선점 기대감이 크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공동 TF장을 맡은 스테이블코인 TF를 출범시켰다. 카카오뱅크는 준비금 수탁,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는 각각 유통과 결제망을 담당하는 구도가 거론된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김규하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주도로 금융 계열사 3곳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렸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두나무와 협업해 발행·유통 구조를 짜는 방안이 유력하다.

주도권 경쟁 격화 속 은행 중심 도입이냐, 비은행에도 문호를 열 것이냐는 발행 주체 논쟁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은행만 허용해야 금융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담보할 수 있다는 주장과 혁신 기회를 제한해 시장 경쟁을 위축시킨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승자독식 구조인 만큼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과도한 출혈 경쟁과 코인런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면서 “은행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은행 수준의 건전성을 요구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형구 한양대학교 컴퓨테이셔널파이낸스공학과 교수는 “발행 주체를 은행에만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의 창의적인 경쟁을 제한하고 원활한 작동을 막는 것”이라면서 “은행과 비은행이 함께 경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혁신과 안정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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