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무역, 매년 3.6조 절감...원화 없으면 JP모건만 혜택”

입력 2025-08-2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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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정책' 포럼서 언급
"삼성전자 1434억·현대차 316억원 절감 가능”
“네이버파이낸셜 연간 1조 추가이익 창출” 전망
"은행 플랫폼 성공 사례 단 한번도 없어" 비판도
AI·케이팝 경제 달러 스테이블코인 종속 우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경제와 혁신성장 포럼,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정책 어떻게 추진해야 하나?'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경제와 혁신성장 포럼,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정책 어떻게 추진해야 하나?'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테이블코인으로 국제 무역 결제를 하게 되면 무역수지 개선으로 연간 수조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연간 최대 약 1400억 원, 현대자동차는 300억 원, 네이버파이낸셜은 1조 원 가량의 추가 이익이 가능한 거란 전망이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지 않으면 경제적 혜택이 JP모건 등 미국 금융기관으로 넘어갈 거란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주장하는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서는 "플랫폼 경쟁력이 없는 은행에만 맡기는 것은 환상"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국정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인 강형구 한양대학교 컴퓨테이셔널파이낸스공학과 교수는 21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정책' 포럼에서 "우리나라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무역 결제를 하면 매년 3조600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이 3조600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가 가져가느냐다”라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쓰면 JP모건, 서클, 골드만삭스 같은 회사들이 가져가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야 우리나라가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테이블코인을 내부 거래에만 활용해도 연간 4840만 달러(약 668억 원)에서 최대 1억390만 달러(약 1434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 교수는 "삼성전자가 스테이블코인을 외부로 퍼뜨리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써도 매년 1000억 원 정도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며 "아무 쓸데도 없는 것 같은데 너희들을 위해서 못 쓰게 한다는 식으로 이런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하는 회사들을 막아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2024년 조달비용 139조5000억 원 중 40%가 국경 간 거래인데, 스테이블코인을 50% 채택할 경우 연간 2340만 달러(약 316억 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며, 100% 채택 시 600억 원까지 절감 효과가 확대될 거란 분석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2025년 예상 결제액 87조 원에서 카드사 수수료 90%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하면 약 1조 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하고, 현금잔액 2조 원에 대한 시뇨리지(seigniorage: 화폐 발행으로 얻는 이익) 수입 500억 원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강 교수는 "한국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 외국 통화 사용으로 국내 통화 기능이 약화되는 현상)을 가속화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미 원화로 업비트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사서 바이낸스로 보내는 경로가 있는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생기면 더 불편해진다.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민병덕 의원은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께서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 중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자기만큼 긍정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외환 자유화 문제와 금산분리(금융업과 산업자본 분리 제도)문제를 말하면서 은행이 51% 최종 결정권을 가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그건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성공에 대한 역사적 무시"라며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도 비은행 핀테크 기업에서 나왔다. 은행들은 아직도 토스나 카카오뱅크 수준의 앱도 못 만들고 있는데, 가장 혁신이 필요한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위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국정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인 강형구 한양대 교수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경제와 혁신성장 포럼,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정책 어떻게 추진해야 하나?'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정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인 강형구 한양대 교수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경제와 혁신성장 포럼,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정책 어떻게 추진해야 하나?'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 교수는 "은행이 단 한 번이라도 플랫폼에 성공한 사례가 있느냐"며 "스테이블코인은 금융의 이슈가 아니라 플랫폼 이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플랫폼 기업들을 빼고 하겠다는 것은 애당초 스테이블코인을 만든 취지에 어긋나고, 은행한테만 허락해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금산분리 논란에 대해서도 "네이버페이는 금산분리 위반이 아닌데 네이버페이 코인이 되면 갑자기 금산분리 위반이냐. 자의적"이라며 "금산분리 같은 것을 교조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공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스테이블코인 경쟁을 ‘플랫폼 간의 대결’로 규정했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대결은 원화와 달러의 대결이 아니라 구글, JP모건, 골드만삭스, 서클, 테더와 삼성, 네이버, 카카오, 신한은행의 대결"이라며 "결국 한국 플랫폼 기업들과 미국 플랫폼 기업들 간의 대결이고, 우리는 네이버가 야후를 물리치고 카카오가 글로벌 메신저를 이긴 승리의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에이전트들끼리 거래할 때 1분에 100번씩, 거래 단위가 1원, 2원, 10원인데 크레딧카드로 긁겠느냐. 유일한 방법은 스테이블코인"이라며 "100조 AI 펀드로 생태계를 만들었는데 금융 인프라가 남의 스테이블코인이면 정말 허탈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케이팝과 팬덤 경제 관련해서도 "BTS 아미 1억 명이 디지털 굿즈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사면 자연스럽게 달러가 들어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사야 한다"며 "팬덤에서 유저 제너레이티드 콘텐츠가 1원, 2원, 10원에 거래되는데 신용카드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현대자동차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매년 600억씩 비용 절감해서 미국 국채를 쌓아놓고 관세를 돌파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최소한 반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써줘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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