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실수 반복 말자”…美FDA CRL 공개, 신약개발 전략 바뀐다

입력 2025-07-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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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최근 5년 보완요구서한 공개…그동안 기업 재량 따라 비공개
허가 실패 사유 공유되지 않아 기업은 실수 반복, 심사 기간 지연
이제는 ‘오답노트’ 참고 가능…K바이오 미국 진출 전략도 달라진다

(사진제공=오픈AI 달리)
(사진제공=오픈AI 달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5년간(2020~2024년) 발행한 202건의 ‘보완요구서한(CRL)’을 공개했다. CRL은 신약 허가 과정에서 FDA가 기업에 보완을 요구하거나 승인 불가 사유를 통보하는 문서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신약 개발의 투명성을 높일 뿐 아니라 향후 개발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역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CRL에는 승인 거절 사유와 함께 임상 설계, 품질관리, 제조 공정 등 다양한 지적 사항들이 포함돼 있다. 일부 민감한 영업기밀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내용이 원문 그대로 공개됐다. 이번 조치는 미국 보건복지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FDA는 10일(현지시간) “CRL 공개로 기업들이 FDA의 의사 결정과 신청서가 승인되기 전에 해결해야 하는 결함을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CRL은 공개 의무가 없어 업계는 특정 신약이 어느 단계에서 어떤 이유로 탈락했는지를 알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유사한 실수가 반복되고 허가 심사가 지연되는 문제가 잇따랐다. 그러나 ‘실패 이유’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업계 전반에 걸쳐 ‘오답노트’가 공유된 셈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FDA의 관점을 보다 선명히 파악하고 부족했던 데이터 유형이나 임상 설계의 문제점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시 동일한 실패를 줄이고 규제기관이 중점적으로 요구하는 기준을 전략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국내 기업에도 의미가 크다. 최근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K바이오 기업들의 임상과 품목허가 신청이 늘고 있는 가운데 CRL 데이터는 허가 실패 리스크를 조기에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참고 자료로 작용할 수 있다. FDA의 문턱이 높은 만큼 초기 기획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규제 기준을 반영한 개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국내 일부 기업들은 FDA로부터 임상 보완 또는 승인 거절 통보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FDA가 명시한 ‘거절 사유’를 바탕으로 실패 패턴을 분석하고 같은 실수를 방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국내 한 바이오 기업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CRL 공개는 FDA의 허가 기준과 실패 사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실패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워 같은 실수를 반복했지만 이제는 FDA의 관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임상 설계나 자료 준비 단계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규제에 맞춰 허가 성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바이오기업도 변화된 규제 환경에 맞춘 전략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FDA의 시각을 이해하고 사전에 리스크를 차단할 수 있는 기획력과 데이터 전략이 미국 시장 진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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