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美경제 하반기 몰아칠 ‘관세 후폭풍’

입력 2025-07-0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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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완섭 재미언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이 돼 간다.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 울고 웃을 수밖에 없었던 지난 반 년이 지구촌 모두에게 악몽이었을 것이다.

취임과 동시에 세계를 관세전쟁의 소용돌이로 몰고 갔고, 파나마 운하 운영권 회수, 그린란드 매입 등을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파격행보를 이어갔다. 한편으로는 방위비 부담, 투자협상을 통해 실리를 추구해왔다. 시쳇말로 등치고 간 빼먹는 수법을 써온 것이다.

상반기 증시 널뛰기, 달러 약세

좌충우돌 트럼프의 상반기 성적표는 어떨까. 한마디로 ‘그저 그렇다(so-so)’이다.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주식시장 역시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는 널뛰기 장세가 이어졌고, 결국 선거이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달러화도 한때 정점을 찍었으나 5월 중순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도 소폭 하락세. 지난 5월 물가는 2.4%로 1월의 3%보다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트럼프 취임 이후 불안한 관세 정책 때문에 소비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6월 한 달 14만7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나 노동시장은 아직 견실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실업률도 소폭 하락했다. 트럼프는 잔뜩 고무돼 있지만 박수치는 이는 거의 없다. 불안한 출발에 공포 분위기까지 조성되기도 했지만 아직 우려할 만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이 기조가 하반기에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GDP·임금 뒷걸음질…인플레 예고

하반기에 전개될 모든 문제는 관세 후폭풍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관세 파장이 본격화되는 하반기에는 성장둔화와 소득감소, 물가상승, 세수감소 등 폐해가 전면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은 트럼프 관세가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을 약 6%, 임금을 5% 감소시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가장 낙관적으로 봐서 그렇다는 것이어서 실제 파장은 더 클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하반기에도 관세 압박의 고삐를 늦출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1차 타깃으로 삼은 중국의 대미수출품은 물론 제3국을 통해 우회 수출하려는 기도조차 틀어 막으려 하고 있다.

예컨대, 베트남의 대미 수출품목에 대해서는 20%의 관세를 매기지만 중국이 베트남을 통해 우회 수출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40%를 부과한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우방국에 대한 배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또 하나의 불안요인은 이민자 단속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수급 불균형이다. 지나친 이민자 단속으로 건설, 농업, 요식업 등 일손을 필요로 하는 업종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상반기 고용을 주도한 업종은 의료, 레저, 접객업 등 일부 특정 분야다. 현장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업종은 예고 없이 직장을 그만두는 소수계 근로자들 때문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금리인하 여부 하반기 최대 관심사

현실은 이렇게 팍팍한데, 실업률이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게 문제다. 연방 통화당국도 실업률이 버텨주고 있는 점을 들어 금리 인하를 늦추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트럼프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하든지, 사표를 내든지 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파월은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할 것”이라며 딱 잘라 거부했다.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고, 고용시장이 불안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금리인하는 하반기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파월이 버티기를 하고 있지만 하반기에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시기는 대략 9~10월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스라엘·이란 간 불안한 휴전이 얼마나 지속되느냐,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여부도 하반기 방향을 가늠할 주요 변수다.Wanseob.k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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