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스테이블코인 수익의 핵심 수혜자로 부각
거래소 간 양극화 가능성…전략 따라 수익화 여부 달라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주가가 최근 장외시장에서 눈에 띄게 상승했다. 네이버페이와의 스테이블코인 협력 소식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시 거래소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현재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거래소의 역량에 따라 수수료 수익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3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번 달 두나무의 장외시장 주가는 전일까지 8.11% 상승했다. 이달 초 두나무가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덕분에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두나무 관계자는 지난 1일 "업비트가 네이버페이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라며 "세부 계획은 관련 법과 제도가 마련되는 대로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양사의 협력이 스테이블코인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주체가 가상자산 거래소라는 분석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아니더라도, 유통 플랫폼은 다양한 형태의 수익 계약을 통해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실제로 시가총액 기준 2위 스테이블코인인 달러스테이블코인(USDC)의 경우, 발행사인 서클보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더 많은 수익을 얻고 있다. 코인베이스가 자사 플랫폼 내 USDC 예치에 따른 이자 수익을 100% 가져가고, 외부 플랫폼을 통한 USDC 활용 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의 50%도 수수료로 취하고 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가 대부분 수익을 가져가는 신탁형 모델과 달리, 유통 파트너가 공동의 역할을 하는 구조"라며 "유통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없이도 결제 연동, 리워드 설계, 실물자산(RWA) 연계 투자 등을 통해 다양한 수익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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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 속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빗썸은 직접적인 협력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관련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관심을 보여 왔다. 코인원 역시 스테이블코인 관련 동향을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원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규제 환경의 변화 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모든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 수혜를 동일하게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되면 거래소는 USDT나 USDC처럼 이를 상장해 거래 수수료를 얻거나, 두나무와 네이버페이 사례처럼 제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제휴 모델의 경우, 거래소가 핀테크 기업에 기술을 제공하거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어 거래소의 전략적 역량이 관건"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아직 정착되지 않은 한국 시장에서 두나무와 네이버페이라는 두 대형 플랫폼이 손을 잡았다는 점은 의미가 크며, 다른 거래소의 추가 움직임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