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농정 전문성 인정받은 송미령 장관, 새 정부 국정철학에 발맞춘다

입력 2025-06-2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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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총연맹, 조국혁신당, 민주당 내 반발 이겨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4일 CBS 라디오에 나와 "송미령 장관이 (농업 4법을) 무작정 반대한 것이 아니라 대안과 해법을 제시하면서 정책적인 여러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부분이 아마 대통령께서 실력과 능력을 좀 높이 산 게 아닌가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김우영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일하는 측면에서는 전임 정권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정권의 대의에 충실하고 입장을 바꿀 여지가 있는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다는 측면이 반영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전 정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일한 송미령 장관을 전격 유임했다. 역대 정부에서 정권이 교체됐는데 장관이 유임한 사례는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 이기호 노동부 장관 이후 26년 만이다. 송 장관은 이재명 정부에서 직접 임명된 첫 국무위원이기도 하다. 절차상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다른 장관 후보자들과 달리 이미 임명된 상태라 별도 절차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구 정부 인사들이 당분간 동거하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식적으로 유임되는 경우는 드물어서 때아닌 송미령이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송미령 장관의 유임 이유에 대해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4일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 본다"고 설명했다. 송미령 장관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6년간 농촌정책 중심으로 연구활동을 이어온 연구자다. 전 정부에서 농식품부 최초의 여성 장관으로 임명됐다. 사실 송 장관은 실사구시의 연구 자세로 박근혜 정부에서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으로 승진했고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윤석열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재정정책자문회의 위원, 농식품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을 지내다 장관으로 발탁됐다. 세 정부를 거치면서도 중용됐다.

송 장관은 민주당 주도의 양곡관리법 개정에 '거부권 건의'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반대했던 것에 대해 개정 취지 자체에는 종전에도 공감했던 것이며 새 정부의 기조에 따라 처리하겠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시사했다. 송 장관은 유임이 발표되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동안 쟁점이 됐던 정책이나 법안 등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부의 국정 철학에 맞춰 적극적으로 재검토해 나가고 새 정부 농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양곡법 개정안에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사실상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고, 업무에 관한 전문성이 검증됐으며 여성 인사이자 무엇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능력만 있다면 누구든 기용하겠다는 실용주의 행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탕평 인사라 볼 수 있다. 사실 송미령 장관이 특별히 정파적 색채를 띠는 행보를 보여온 정치인도 아니고 단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돼 지금까지 일한 게 전부다. 송미령이 권오을 같은 보수 진영 출신 인사 영입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파격적인 인사라는 점에서는 이번 인선 발표에서 송미령에 대한 언론의 주목도만 보아도 누구나 이견이 없다.

송미령 장관 유임은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와 통합 인사라는 정부 철학 아래 단행된 결정이나 과거의 정책 입장과 농업계의 거센 반대가 있는 만큼, 이후 농정 추진 태도와 내부·외부 설득 과정이 향후 정국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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