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만나니 부모님 생각났다”
MB “金, 노동자·기업·행정 아는 좋은 후보”

6·3 대선을 일주일 남긴 27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승리를 향한 보수 총결집이 시작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 후보와 오찬 회동에 나선 데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도 공개 외부 활동으로 김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친인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경북 구미 생가, 모친 육영수 여사의 충북 옥천 생가를 연이어 찾았다. 박 전 대통령은 “나라 사정이 여러모로 어렵지 않나. 더욱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었다”며 “며칠 전에 마침 김문수 후보께서 이곳 구미 아버지 생가, 옥천 어머니 생가를 방문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날 외부 공개 활동은 24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만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김 후보에게 “당이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만 지난 일에 연연하지 말고 하나로 뭉쳐달라”며 “개인적으로 섭섭한 일이 있더라도 다 내려놓고 나라를 위해서 꼭 승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과거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 전 대통령이기에 이번 외부 공개 활동은 의미심장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박 전 대통령이 외부 공개 활동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채널A 유튜브 방송에 나와 “특별하게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라면서도 “(보수 결집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도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김 후보를 만나 “노동자도, 기업도 잘 알고, 행정 경험도 한 좋은 후보라 국민이 알아줄 것”이라며 덕담을 건넸다. 이날 오찬 회동은 약 70분 동안 진행됐으며, 이종찬 전 민정수석,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 윤재옥 국민의힘 총괄선대본부장,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자리했다.
이 전 대통령은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해 노동 행정을 해본 김문수 후보야말로 노동자들의 문제, 거기서 파생되는 기업의 생존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며 “그런 만큼 김문수 후보가 당선돼서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이 함께 남아 많은 노동자의 복지에 도움이 되는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도 “본인 과거의 경험을 말하면서 끝까지 진정성 있게 설득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현재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우려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는 통치되는 것이 되고, 김문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를 경영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한미 관계를 걱정하며 “이재명 후보가 아무리 중도 후보라 (말하고) 미국을 좋아하고 친미라고 하지만, 미국도 이재명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아마 (이재명 후보가 미국에) 가도 겉으로는 어떻게 이야기할지 모르겠지만, 대화가 잘 안 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두 전직 대통령의 지원 사격으로 막판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 수석대변인은 “큰 틀에서 김문수 후보 쪽으로 여론을 모아가는 과정”이라며 “김문수 후보로 하나가 돼서 이기자는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에 힘입어 김 후보는 보수 진영 세 규합을 위해 28일 텃밭인 TK(대구·경북)·PK(부산·울산·경남)를 찾아 막판 표심 호소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