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을 대한민국 경제 정책의 1순위 국정 어젠다로 추진해야 할 때다.”
게임 산업을 선도하던 송병준 컴투스 의장은 벤처기업협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침체한 벤처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선봉장으로 나서게 됐다. 게임 업계 인사가 벤처기업협회 수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드는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30년 전 진로를 고민하던 공대생 송병준은 벤처기업협회를 창립한 고(故) 이민화 초대 회장과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 등을 학교에서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벤처기업협회의 도움을 받은 송 의장은 서울대학교 최초의 벤처 창업 동아리를 설립하고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다.
모바일 게임 1세대 기업인 컴투스홀딩스(전 게임빌)를 창업해 한국 모바일 게임 산업의 글로벌화를 주도한 송 의장은 벤처 생태계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았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차기 벤처기업협회 회장 자리에 쉽게 나서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송 의장은 후배 벤처기업가들을 위해 나섰다. 학창시절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를 해준 선배 벤처기업가들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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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의장은 위기에 직면한 벤처 생태계 전반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인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국내 벤처 산업은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2023년 전체 벤처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은 1100만 원 적자를 기록했다. 단순히 경기 침체를 넘어 벤처기업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글로벌 금리 인상과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벤처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2022년 하반기부터 투자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이로 인해 많은 초기 기업들이 성장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일이 잦아졌다. 지난해 벤처투자 시장이 소폭 반등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벤처투자 규모 2조6225억 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중이다. 벤처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송 의장은 벤처기업협회 회장으로서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벤처기업의 상황은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는 장대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는 절체절명의 심각한 환경 속에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12조 원 규모의 벤처투자 시장을 50조 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법정기금의 벤처스타트업 투자 의무화, 공적 연기금의 벤처 투자 허용 및 활성화, 회수시장 선순환 구조 마련 등 벤처생태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송 의장은 벤처 생태계의 회복과 체질 개선을 위한 구상을 내놨다. 임기 중 중점 추진 과제로 △벤처생태계 복원 △규제혁신 패러다임 전환 △민간 주도 인공지능전환(AX) 생태계 플랫폼 구축 △기업가정신 확산 △혁신생태계 제1단체 입지 강화를 제시했다.
특히 송 의장의 굳건한 리더십 아래 벤처기업협회는 외연 확장을 위해 혁신을 추구하는 모든 기업에 협회 문호를 개방할 계획이다. 혁신 생태계 제1단체 입지 강화를 위해서다. 퓨리오사AI,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비바리퍼블리카(토스), SM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그레이스, 스테이지파이브 등 다양한 분야 대표기업들이 참여한다.
제21대 대선 국면에서도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주도로 출범한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4대 분야 150개 과제로 이뤄진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핵심과제로 △68개 법정기금의 벤처·스타트업 투자 의무화 △주52시간 제도 등 근로시간 제도 개편 △규제혁신기준국가 목표제 및 산업규제 권한의 지방 이양 등이 포함됐다.
송 의장은 “벤처·스타트업이 한국 경제의 선발투수로서 국가의 미래를 견인해야 할 때”라며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정책 등을 차기 정부 경제정책의 최우선 어젠다로 실현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게임시장 개척자에서 플랫폼 전략가로⋯혁신의 아이콘
컴투스홀딩스를 이끄는 송병준 의장은 한국 모바일 게임 산업의 ‘개척자’이자 플랫폼 전환과 신사업 확장을 주도하는 대표적 기업가형 리더다.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에 최적화된 게임 개발을 이끌며 시장을 개척했고 글로벌 히트작 ‘서머너즈 워’를 통해 국내 게임사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입증한 인물이다.
송 의장은 모바일 성공 공식에 안주하지 않고 블록체인, 플랫폼, 인공지능(AI), 콘텐츠 사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확장하며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게임 사업 개발과 퍼블리싱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영토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컴투스 그룹의 지주사 컴투스홀딩스는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분기에도 매출은 243억 원, 영업손실 32억 원을 기록했다.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신작 △플랫폼 사업의 글로벌 진출 가속화 △Web3 확장이라는 ‘삼각 축’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하반기 △5종의 신작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실적 반등에 나선다. 국내 시장에서 게임성과 흥행성을 입증한 액션 MMORPG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는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지뢰찾기 방식과 퍼즐 로직을 결합한 '컬러스위퍼', PC·콘솔 플랫폼으로 출시 예정인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의 액션 RPG '페이탈 클로', 그리고 ‘파우팝 매치’, ‘제노니아’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여 실적을 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자회사인 컴투스플랫폼을 통해서는 게임 백엔드 서비스 ‘하이브’의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브는 싱가포르 ‘글로하우’, 대만 ‘해피툭’ 등 글로벌 퍼블리셔와의 계약을 확대하며 해외 매출원으로 부상 중이다. 하이브 적용 계약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기술 수출 기반의 안정적 수익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블록체인 부문 역시 확장세를 이어간다. 컴투스는 소셜파이(소셜+파이낸스) 디앱 ‘PLAY3’를 2분기 내 정식 출시하고 다수의 웹3 게임과 서비스를 XPLA 생태계 확장을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