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시장서 ‘제값 받기’
친환경차 수요 상승·고환율 영향

현대자동차·기아의 레저용 차량(RV) 해외 평균 판매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면서 ‘제값 받기’ 전략을 실현했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차 수요 증가, 고환율 등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현대차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의 RV 해외 시장 평균 판매가격은 7525만 원으로 지난해 7387만 원보다 138만 원 상승했다. 2022년(6278만 원)과 2023년(6744만 원)과 비교하면 각각 1247만 원, 781만 원 오른 수치다.
기아의 RV 해외 시장 평균 판매가도 지속 상승 중이다. 올 1분기 가격은 6489만 원. 2022년 5090만 원에서 2023년 5779만 원, 지난해에는 6382만 원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탔다.
최근 3년간 현대차·기아의 가격 인상 폭은 매년 500만~700만 원씩 뛰었다. 지난해 현대차는 7000만 원대, 기아는 6000만 원대 고지를 처음 넘어섰다. 이같은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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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RV 평균가격 상승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제값 받기 전략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글로벌 완성차 톱3 진입 이후 3년 연속 판매량 3위를 유지했다. 브랜드 위상이 높아졌고 품질도 그에 걸맞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늘었고, 고환율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시장 내에서는 친환경차 판매가 늘면서 올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 달성했다. 현대차는 이 기간 미국에서 전년보다 10.1% 늘어난 20만3554대를, 기아는 10.7% 증가한 19만8850대를 팔았다.
현대차와 기아의 RV 해외 판매가는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9, 제네시스 대형 전기 SUV GV90 및 하이브리드 모델, 기아의 북미 적용 픽업트럭 등 고부가가치 차량 출시가 줄줄이 예고되면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1분기에는 싼타페, 제네시스 GV70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 판매 호조로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썼다”면서 “기아도 북미시장에서 쏘렌토, 텔루라이드 등 고수익 RV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사업 내실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