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약 없다’…와킥스 철수에 기면병 치료현장 혼란

입력 2025-05-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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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허가 취하·올해 6월 1일 급여삭제…약 바꾸거나 희귀센터 ‘직구’ 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희귀난치질환인 기면증의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제 ‘와킥스’(성분명 피톨리산트)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당장 다음 달부터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지 못할 위기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해외에서 와킥스를 직접 들어오는 방법이 유일하지만, 복잡한 절차와 비용 부담으로 환자들의 고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와킥스의 재고는 6월 전후로 모두 소진될 것으로 추정된다. 와킥스는 프랑스 제약사 바이오프로젯파마가 개발해 2020년 국내 허가됐다. 이후 와킥스는 2022년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돼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했으나, 사업성 떨어져 한국 철수를 결정하고 지난해 10월 18일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급여 역시 올해 6월 1일을 기해 삭제될 예정이다.

기면증은 낮 시간 중 과도한 졸림을 일으키는 중추성 질환이다. 머리 속 시상하부에서 정상적인 각성을 유지시켜주는 신경전달물질 히포크라틴(Hypocretin)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발생한다. 환자들은 밤 시간에 충분히 수면을 취해도 낮 시간 일상 생활 중 졸림으로 인해 학업과 직장 근무에 어려움을 겪는다. 전자제품의 전원이 끊어지듯 갑자기 잠드는 ‘수면발작’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보행이나 운전 중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와킥스는 각성 호르몬인 히스타민 농도를 증가시켜 환자들이 낮 시간에도 잠들지 않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해 와킥스가 한국 시장에서 전격 철수한 이후, 의료현장에서는 국내 남아있는 재고를 환자들에게 처방해 왔다. 하지만 이 재고가 끊기는 다음달부터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와킥스와 다른 기전의 약물로 전환한 환자들은 복용했던 악물을 바꾸면서 증상 조절 약효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계속해서 와킥스를 복용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해외에 유통되는 와킥스를 구매한 후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다만 처방전을 센터에 제출해 구매를 신청하고 해외에서 매입 및 통관 절차를 거쳐 환자들이 약을 받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1개월 내외로 길다.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대폭 증가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급여가 삭제되면 환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의약품 구매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마치 ‘해외 직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붙게 된다. 지금까지 와킥스의 급여 가격은 1정당 979원 수준으로 저렴했다. 또 기면병은 산정특례 대상으로 환자들이 치료비의 10%만 부담해왔던 터라, 환자와 의료진이 체감하는 치료 여건이 크게 후퇴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 환자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제약사가 의약품 공급 중단을 결정하면 의료진과 환자들이 속수무책으로 혼란을 겪는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는 “그간 와킥스 재고가 바닥날 것에 대비해 환자들이 다른 약으로 전환했는데, 와킥스가 증상 조절에 효과적인 일부 환자들은 계속해서 복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면증 치료제 선택지가 많지 않아 환자들의 불안감이 몹시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와킥스를 계속 확보할 수 있다고 해도, 공급 기간과 서류 절차가 복잡해 접근성이 매우 하락하게 된다”라며 “환자들이 기존보다 얼마나 높은 약가를 부담하게 될지도 확실하지 않아 걱정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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