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대선이 불과 20여 일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당 내 '오럴 리스크' 파장 최소화에 나섰다. 선거판 말실수가 자칫 중도층 이탈이나 역풍으로 이어져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각 당의 언행 경계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양우식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에 대해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공지를 통해 "양우식 경기도의원의 충격적인 성희롱 발언 논란과 관련해 당무감사위원회에 철저히 진상조사를 진행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한 익명 커뮤니티에선 도의회 A주무관이라는 작성자가 올린 '성희롱'이라는 제목의 글의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작성자는 "9일 오후 6시 퇴근시간 정도에 상임위원장이 저녁을 먹자고 얘기하며 약속이 있냐고 물어봤다. 저는 이태원에서 친구를 보기로 해서 밤에 이태원에 간다고 했다. 그 후 위원장이 '남자랑 가, 여자랑 가'라고 물어봤다"고 전했다. 이어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고 하자, 쓰XX이나 스XX하는거야? 결혼 안 했으니 스XX은 아닐 테고"라는 말을 들었다고 적었다.
당은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한 징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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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 유세 첫날 배현진 의원에게 했던 발언도 논란이 됐다. 앞서 김 후보는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할 당시 시장 상인들과 아침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시장 홍보대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배 의원은 미스 가락시장, 이렇게 뽑았으면. 가락시장 홍보대사 임명장도 하나"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성차별적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이날 신동욱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이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시장이라는 장소적 특성이 성차별이라든지 이런 것을 의식해서 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의 여성에 대한 '출산 가산점' 부여 발언도 파장이 크다. 앞서 민주당이 발표한 이재명 대선 후보의 10대 대선 공약에 '군 복무 경력 호봉 반영'은 담긴 반면 여성과 관련한 정책 공약은 없었다. 이에 한 시민이 문자를 통해 이를 지적했고, 김 의원이 "여성은 출산 가산점과 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답하면서 논란이 확산한 것이다.
당 선대위 공보단은 "민주당은 출산 가산점제에 대해 검토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며 진화에 나섰고, 김 의원은 중앙선거관리대책위원회 유세본부 부본부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후보가 최근 언론 노출을 줄이며 조용한 대선 행보를 이어온 것도 이같은 오럴리스크를 차단하려는 전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왔다. 각종 여론조사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며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실언으로 자책골을 넣는 악재를 만들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이 후보는 자본 시장 활성화 간담회에서 "제가 하도 말 꼬투리를 잡혀서 고생을 많이 하는 바람에"라며 리스크를 차단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