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선 출혈경쟁 속 새로운 승부처로 부상
항공사들 잇달아 중국 노선 증편ㆍ취항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허용 기대감 커져

사실상 닫혔던 중국 하늘길이 빠르게 열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무비자 입국 허용 조치에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항공업계가 앞다퉈 중국 노선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본·동남아 노선의 과잉 경쟁 속에 중국 노선이 새로운 승부처로 급부상 중이다.
12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노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총 351만231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분기(413만8204명) 대비 84.9%까지 회복된 수치다.
중국 노선 여객 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1분기 기준 2022년 7만7058명에 불과했던 여객 수는 △2023년 38만7128명 △2024년 286만8564명 △2025년 351만2319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매달 100만 명 이상을 중국을 찾고 있다.
수요 회복의 배경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적용된 중국 정부의 무비자 입국 허용 조치가 있다. 중국은 한국 국민에게 최대 15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며 양국 간 관광과 비즈니스 교류에 숨통을 틔웠다. 중국을 찾는 한국 관광객 수요도 이후 크게 증가했다.

항공사들은 이를 타깃으로 중국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진에어는 이달 30일부터 인천-칭다오 노선 운항을 약 2년 만에 재개한다. 에어로케이는 이달 말부터 청주-칭다오 정기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하계 운항 기간 중국 노선 운항 횟수를 20% 늘렸다. 지난달부터 인천-청두와 인천-충칭 노선의 운항을 재개했고, 인천-다롄과 인천-옌지 등의 주요 노선도 증편했다. 에어부산 역시 지난달 말부터 부산-옌지 노선을 주 3회에서 6회로, 부산-장자제 노선은 주 4회에서 6회로 각각 확대 운항 중이다.
항공업계의 중국 노선 확대는 수익 다변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수년간 항공사들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일본 노선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초과하며 공급과 수요가 모두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올해 1분기 일본 노선 여객 수는 682만3822명으로 2019년 1분기(585만2853명) 수준을 뛰어넘은 만큼 큰 폭의 수요 확대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본과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공급량을 늘리면서 출혈경쟁도 심화 상태다.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7~9월 한시적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 허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노선 여객 확대는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주도했으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다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무비자 입국 허용 이후 중국이 일본을 대체할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까지 허용된다면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을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