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단일 품목 기준으로 2023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수의 비만 치료제가 매출 상위권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무게중심은 비만·당뇨 치료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2026년을 기점으로 의약품 매출 1위와 기업 매출 1위가 동시에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트루다는 올해도 글로벌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연 매출 300억 달러(약 44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단일 의약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202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피하주사(SC) 제형이 2026년 신규 매출로 약 20억 달러(약 3조 원)를 추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시장의 주인공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약이다. 올해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위고비/리서스)와 터제파타이드(제품명 마운자로/젭바운드) 등 GLP-1 약물의 합산 매출은 약 850억 달러(약 123조 원)에 달해 최대 매출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키트루다에 이어 매출 2위를,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는 8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릴리의 터제파타이드는 매출 450억 달러(약 65조 원)로,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약 400억 달러‧58조 원)를 처음으로 추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 매출 예상 순위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전문의약품 매출 1위는 릴리가 차지할 전망이다. 릴리는 2024년 기준 전문의약품 매출 순위 11위에 머물렀지만 불과 2년 만에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상위권을 형성해 온 로슈·머크·애브비 중심의 구도가 깨지고 릴리가 선두에 오르는 셈이다. 올해 릴리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755억 달러(약 110조 원), 2029년에는 1000억 달러(약 145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 재편의 배경에는 질환 포트폴리오의 이동이 있다. 항암은 여전히 제약사의 핵심 캐시카우지만 만성질환, 특히 비만 치료제가 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새로운 축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올해를 전후로 특허 절벽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블록버스터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성장동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글로벌 빅파마의 주요 제품의 특허가 본격적으로 만료돼 글로벌 제약 산업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항암제와 비만약 시장을 중심으로 ‘어떤 질환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는가’가 기업 가치와 시장 지위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