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국내·해외 판매량 모두 상승
KGM·르노코리아, 신차로 내수 회복세

국내 완성차 5사의 지난달 판매량이 미국의 관세 영향 속에서도 증가세를 보이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시장은 경기 침체에도 신차 효과로 판매 회복세에 들어섰다. 해외 시장은 본격적인 관세 여파로 미국 내 차량 가격이 인상되기 전 소비자들의 구매 수요가 몰리면서 판매량이 늘었다. 다만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향후 국내 완성차 5사의 판매량은 위축될 전망이다.
2일 현대자동차·기아·KG모빌리티(KGM)·르노코리아·GM 한국사업장의 지난달 판매량을 종합하면 총 68만8778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42% 증가한 수치다.
완성차 5사는 기아 특수차를 제외하고 내수 12만8639대, 해외 55만9820대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8978대에서 8.12% 늘었고, 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 55만3076대보다 1.23%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6만7510대, 해외 28만5828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 증가한 총 35만3338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한 6만7510대를 팔았다.
특히 신형 모델이 출시된 팰리세이드(6662대), 싼타페(6354대) 등 RV 모델을 비롯해 그랜저(6080대), 쏘나타(4702대), 아반떼(7099대) 등 세단도 골고루 판매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 4340대, GV80 2927대, GV70 3093대 등 총 1만1504대가 팔렸다.
해외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1.1% 증가한 28만5828대로 집계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거시적인 경영 환경 변화에도 향후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디 올 뉴 넥쏘, 더 뉴 아이오닉 6 등 신차 판매를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시장별 현지화 전략 고도화를 통해 체계적으로 대응책을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5만1005대, 해외 22만3113대, 특수 319대 등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7만4437대를 팔아치웠다. 이는 특수 판매를 제외하고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는 7.4% 증가, 해외는 4.6% 늘어난 수치다.
스포티지가 4만7737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셀토스가 2만 5543대, 쏘렌토가 2만3855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모두 판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EV4, 타스만 등 경쟁력 있는 신차로 판매 모멘텀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KGM은 지난달 내수 3546대, 수출 5386대를 포함해 전년 동월 대비 8.4% 감소한 총 8932대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는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신모델 출시에 힘입어 전월 대비 10.5% 증가하며 회복세에 들어섰다. 다만 수출은 혼류 생산으로 인한 생산 라인 조정 및 일부 국가 선적 이월에 따라 같은 기간 16.3% 감소했다.
KGM 관계자는 “내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소폭 줄며 전년 대비 감소했다”라며 “수출 시장 신차 출시 확대와 함께 해외 대리점 초청 시승 행사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판매 물량 역시 상승세를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내수 5252대, 수출 5175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 줄어든 총 1만427대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국내 판매는 지난해 동월 대비 195.1%가 증가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특히 내수시장에서는 4375대를 판매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랑 콜레오스가 실적을 견인했다. 수출은 같은 기간 4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코리아는 이달부터 그랑 콜레오스의 본격적인 수출 선적을 앞두고 있다.

GM 한국사업장은 지난달 내수 1326대, 수출 4만318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6.3% 감소한 총 4만1644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시장에서는 42.3% 감소한 총 1326대를 판매했으며, 해외 시장에서는 1.2% 늘어난 4만318대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는 기존에도 미국에서 인기가 높았던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2만7723대), 트레일블레이저(1만2595대)가 실적을 견인했다.
한편 지난달부터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 기업들의 미국 내 재고가 소진되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면 향후 완성차 5사의 판매량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대미 자동차 수출은 25억1000만 달러(한화 약 3조538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