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족욕, 엄마는 테라리움 클래스...황금 연휴, 지친 마음 치유해볼까 [르포]

입력 2025-04-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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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연기면에 있는 치유 농장 '우리들의 정원'
"농업 활용해 국민 건강 회복...지속 가능한 농촌 만든다"
장애인, 아동, 청소년 등 치유농업사업 대상 확대할 계획

▲전북 익산시 삼기면에 있는 '우리들의 정원' 치유농장은 찾은 어린이들이 테라리움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우리들의 정원)
▲전북 익산시 삼기면에 있는 '우리들의 정원' 치유농장은 찾은 어린이들이 테라리움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우리들의 정원)

"치유 농장은 단순히 농작물을 기르는 일반 농장과는 달라요.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게 치유 농장의 핵심이죠. 순간의 즐거움은 물론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행복을 가져가실 수 있어요."

이달 29일 전북 익산시 삼기면에 9900㎡(3000평) 규모의 '우리들의 정원 치유 농장'을 찾았다. 청록을 머금은 드넓은 대지와 곳곳에 심어진 나무와 꽃들에서 느껴지는 완연한 봄기운. 농장 초입부터 자연이 주는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야말로 '치유 농장'을 마주했다.

'우리들의 정원'은 건강힐링연계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당일 또는 1박 2일 코스 중 선택할 수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체험객들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구성된다. 2017년부터 '우리들의 정원'을 운영 중인 정종한 대표·이경의 이사 부부는 "가족이 오면 아빠는 족욕하고, 엄마는 비바리움 만들고, 아이들은 정원에서 체험한다. 각자의 시간을 가지며 치유 받고 식사 시간에 만나면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전북 익산시 삼기면에 있는 '우리들의 정원' 치유 농장에 있는 '힐링 족욕'하는 공간. (조아라 기자)
▲전북 익산시 삼기면에 있는 '우리들의 정원' 치유 농장에 있는 '힐링 족욕'하는 공간. (조아라 기자)

건강힐링연계 체험프로그램의 시작은 '힐링 족욕'. 따뜻한 수건으로 발의 긴장을 풀어준 뒤 미네랄오일과 로즈마리, 바질 등 에센셜 오일을 섞어 가볍게 마사지한 뒤 족욕하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제공되는 허브차와 과일을 즐기다 보면 발은 물론 몸 전체의 피로까지 풀어지는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의 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다.

이어 진행된 '도둑게 테라리움 만들기' 체험. 큰 유리병에 서리 이끼와 비단 이끼를 끼워 넣어 만든 돌멩이와 작은 식물, 흙 등으로 도둑게가 잘 클 수 있는 서식 환경을 만들어준다. 프로그램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살아있는 작은 생태계'가 완성된다. 특히 테라리움 체험은 특히 40~6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 이사는 "중장년층 여성들이 크고 작은 모임을 하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는다"며 "테라리움을 만들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자연으로 하는 '힐링'과 '치유'에 진심이다. 한국화를 전공한 이 이사는 꽃꽂이 취미에서 시작해 원예치료사, 수경재배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이 이사는 "사회적 농업은 자립이지만, 치유 농업은 치유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곳을 찾는 체험객들의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우리들의 정원'은 3000평 규모의 부지 중 3분의 2 이상이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드넓은 이 공간에서 아이들은 뛰어놀고 어른들은 잠시 쉬어가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완연한 봄기운을 온몸으로 즐겼다면 바로 옆에 마련된 실내농원으로 이동해 다양한 식물들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6000여 평의 하우스에는 700여 종의 화초와 관엽수로 가득 차 있었다. 베고니아, 스투키, 금전수 등 낯익은 화초부터 만천홍, 마리안 등 쉽게 볼 수 없는 화분까지 다양했다. 화초와 관엽수에 꽉 찬 하우스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충분했다.

이 외에도 뇌파검사, 과학프로그램, 죽청길 산책, 채소 수확 등이 마련돼있다. '우리들의 정원'은 식물과 미륵산 자연이 주는 따뜻한 위로가 있는 치유 농장이자 문화복합공간인 셈이다.

▲전북 익산시 연기면에 있는 '우리들의 정원' 치유 농장 전경. (조아라 기자)
▲전북 익산시 연기면에 있는 '우리들의 정원' 치유 농장 전경. (조아라 기자)

'우리들의 정원' 같은 치유농업사업은 농촌진흥청이 이끌고 있다. 건강 회복·유지·증진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 창출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농진청은 올해 치유농업시설 인증제, 광역거점센터 확대 등을 통해 치유농업 확산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인지기능 장애 노인, 장애인, 아동, 청소년, 도시민까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농진청은 수요자 맞춤형 융복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의학적 효과를 구명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뇌·신경계 변화를 측정하고 대사체를 분석하는 등 치유농업 활동에 따른 의과학적 효과를 검증해 국민 건강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유농업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농진청이 정신건강복지센터 종사자를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불안감과 스트레스 모두 감소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치유농업서비스 품질향상을 위한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2027년까지 치유농업의 대국민 접근성 향상을 위해 사회서비스와 늘봄학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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