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인물] 유승창 KB증권 ECM 본부장 "좋은 기업의 에쿼티 스토리가 IPO 성공 열쇠"

입력 2025-04-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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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4-24 18:27)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KB증권, 작년·올해 IPO 주관시장 1위 수성
좋은 기업 발굴해 미래 청사진으로 설득나서
대형·중소형 딜 균형 중요…매출이 주요 조건

▲유승창 KB증권 ECM 본부장(전무)이 22일 서울 여의도 본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유승창 KB증권 ECM 본부장(전무)이 22일 서울 여의도 본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기업공개(IPO) 성공의 본질은 결국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그 기업의 미래 성장 스토리(에쿼티 스토리)를 시장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죠."

유승창 KB증권 주식발행시장(ECM) 본부장은 최근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IPO는 단순히 주식을 시장에 내놓는 행위가 아니라, 기업이 외부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가치를 정확히 알리고, 기업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과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KB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O시장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HD현대마린솔루션과 엠앤씨솔루션 등 대형 딜을 성공시키며 공모총액 약 1조 2341억 원을 기록,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올해도 LG CNS, 삼양엔씨켐, 아이에스티 등으로 1분기 공모총액만 1조658억 원을 기록하며 왕좌를 수성하고 있다.

IPO 성공의 조건, 좋은 기업과 에쿼티 스토리

유 본부장은 IPO 딜 성공의 배경에 대해 "전략보다는 기본에 충실했다"고 말한다. 그는 "IPO는 미래 가치를 당겨오는 시장이기 때문에, 기업의 ‘에쿼티 스토리’를 명확히 만들어 투자자에게 어필하는 데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에쿼티 스토리란 이 회사가 현재 어떤 위치에 있고,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그리고 그 성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투자자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전략적 이야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LG CNS의 경우, IT 기업이지만 인공지능(AI) 사업의 확장성과 해외 진출 가능성 등 미래 성장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어필해 투자자 신뢰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수주 과정에서는 대형·중소형 딜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랙레코드와 비즈니스 시너지는 대형 딜에서, 실적과 평판은 중소형 딜에서 쌓인다"며 "둘 다 균형 있게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이 상장 기업을 발굴하는 데 있어 우선으로 보는 것은 '매출'이다. 그는 "성장 단계 기업은 매출 성장률을 가장 중시한다"며 "수익성보다 매출이 일정 규모에 도달해야 이후 혁신과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술력이 아주 뛰어난 예외를 제외하면, 매출이 없는 기업은 상장 추진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밝혔다.

기업 상장 후가 더 중요…발행사·투자자 균형 찾아야

IPO 공모가 산정에서는 주관사의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가격을 높게 평가받고 싶은 발행사(기업)와 조금이라도 싸게 사고 싶은 투자자 간의 시선이 충돌해서다.

유 본부장은 "비교기업(피어그룹)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비교기업을 제시해 설득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할인율도 조정한다"고 말한다. 이어 "투자자 관점에서 본질적 매력은 할인에 있다고 했다"며 "적정 가치 대비 30% 내외의 할인율을 시장 상황에 맞춰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상장 후에도 지속해서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시장 신뢰를 쌓는 것이 IPO의 핵심 목적임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상장하는 이유가 캐피탈 마켓에서 계속해서 자금 조달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장 후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할 수 있도록 적정 가치에 상장하는 것이 모두의 목표"라며 "발행사만 설득해도, 투자자만 만족시켜도 안 된다"고 언급했다.

공동 주관을 맡고 있는 케이뱅크의 경우 올해 세 번째 IPO에 도전한다. 유 본부장은 케이뱅크의 상장이 연이어 무산된 배경에 대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카카오뱅크라는 명확한 비교기업(피어)이 있어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정해져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케이뱅크는 회계상 자본 7250억 원이 실제 영업용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는 과거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투자받으며 드래그얼롱(지분 동반매도 요구권) 조항이 붙었기 때문"이라며 "물론 상장 시 해당 자본이 영업용 자본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자연스러운 증자 효과가 발생하지만,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와의 밸류에이션 차이, 구조적 불확실성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승창 KB증권 ECM 본부장(전무)이 22일 서울 여의도 본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유승창 KB증권 ECM 본부장(전무)이 22일 서울 여의도 본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KB증권은 '토탈 IB 솔루션'…리서치·WM 협업이 강점

그는 KB증권의 가장 큰 강점으로 '금융지주 계열의 토탈 투자은행(IB) 솔루션'을 꼽았다. 은행계 증권사로서 채권발행시장(DCM), 인수금융, 인수·합병(M&A) 등 전통 IB 비즈니스에 강점이 있고, 대출·발행·인수금융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발행사들에게 높은 신뢰를 얻는 배경이라는 것이다.

리서치센터장 출신 유 본부장은 다른 부서와의 협업이 특히 중요하다고 본다. KB증권의 경우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차별화된 IB 경쟁력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유 본부장은 "IPO는 상장 후 주가 관리, 기업 IR을 통한 주가 관리까지가 하나의 과정인데 이때 리서치센터가 큰 역할을 한다"며 "WM 조직과 시너지도 큰데 LG에너지솔루션 IPO 당시 200만 개 신규 계좌가 유입돼 서로 윈윈했다. 이밖에도 전국 WM지점과의 연계로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구조가 잘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과 신뢰 쌓기가 우선…IPO 시장 전망은 '맑음'

최근 파두 사태 등으로 증권사 책임론이 커진 데 대해 유 본부장은 "발행사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숨기면 한계가 있지만, 실적 추정의 근거와 계약 등을 최대한 검증하려고 한다"며 "증권사 역할이 억울할 때도 있지만, 경각심을 갖고 시장 신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IPO 제도 개선,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 등 시장 안정화 방안이 그 마중물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IPO라는 게 결국은 상장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상장 이후에도 자본시장에서 계속해서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시장과의 신뢰를 쌓는 과정"이라며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자 보호와 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올해와 내년 IPO 시장 전망에 대해 "올해는 과열도, 침체도 아닌 적정 온도가 될 것"이라며 "하반기나 내년에는 글로벌·국내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시장이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IPO 출격도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KB증권은 한화에너지를 포함해 명인제약, 대한조선, 미코세라믹스, 배터리솔루션즈, 이노테크 등 굵직한 딜을 준비 중이다. 선호 섹터로 "AI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꾸준히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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