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재무장관ㆍ그리어 USTR 대표, 미국 협상 책임자로
관세 외 환율‧비관세장벽 등 여러 주제 다룰 듯
트럼프, US스틸 인수 불허 결정 유예 각서 서명

일본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미국과 상호관세 협상에 나선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무역의 황금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대일 협상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이날 전화 회담 이후 이뤄진 조치다.
베선트 장관은 약 70개 국가와 지역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협상 착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국가는 일본이 처음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책임자로 나선다. 일본 측 책임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5분가량 진행한 전화 회담에서 관세 협상 개시에 합의했다. 상호관세 발표 직후부터 협상 개시에 사력을 다해온 이시바 총리는 통화에서 “관세로 일본 기업의 투자 여력이 축소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일방적 관세가 아닌 투자 확대를 포함한 쌍방 이익을 위한 폭넓은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관세는 물론 엔화 환율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등을 전방위적으로 논의, 교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은 여전히 긴밀한 동맹국”이라며 “관세는 물론 비관세 장벽과 통화 문제, 정부 보조금 등에 대한 생산적인 대처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범위한 과제를 다루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협상 개시 사실을 밝히면서 “일본이 무역에서 미국을 심하게 취급했다”고 무역 불균형을 거듭 지적했다.
일본은 자국에 부과된 24% 상호관세는 물론 앞서 부과된 철·알루미늄·자동차 관세 인하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측은 일본의 농산물 관세를 문제 삼고 있지만,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지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또 일본 재무성 고위관계자는 “양국이 환율과 관련해서도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일본도 장기화한 엔저를 우려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과 일본이 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해온 바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가 결정 재검토를 지시한 점에서 이 역시 협상의 지렛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를 45일간 유예하고 이 기간 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다시 보고서를 내도록 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