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국감, R&D 예산 삭감 '맹폭' [종합]

입력 2023-10-13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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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위 중기부 국감 진행
-R&D 예산 삭감 공방 치열
-민주당, R&D 예산 삭감 배경에 무속인 천공 개입 제기
-재난지원금, 50인 미만 사업장 중처법 적용, 공영홈쇼핑 기강 해이 논란 등 도마 위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

12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국정감사는 내년도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둘러싼 공방전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이를 집중 질타하며 정권에 충성하느라 예산을 방어하지 못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여당은 국민 혈세가 눈먼 돈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방어했다.

이날 국감 첫 질의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내년도 R&D 예산이 정부 전체로는 16.6% 줄었는데, 중기부만 보면 25.4%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기부의 중소기업 R&D 예산은 올해 1조7701억 원에서 내년 1조3208억 원으로 4493억 원 감소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예산 삭감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정 의원은 "소부장 핵심전략 기술 수입액이 2018년 기준 32.6%에서 2022년 21.9%로 낮아져 자립화와 국산화에 성공했는데도 내년도 관련 예산이 84.6% 삭감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R&D 카르텔 원흉이 소부장인 것처럼 지적한다"며 "이 분야 중소기업들은 좌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홍정민 의원도 R&D 예산을 두고 맹공격을 이어갔다. 홍 의원은 "사업명에 창업이 명시적으로 들어가지 않는데도 전년 대비 창업 관련 부분 삭감을 볼 수 있다"며 "중소기업 R&D 역량재고 사업은 초기기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사업이고, 혁신제품 고도화 지원 사업 R&D는 혁신 벤처·스타트업을 위한 사업인데 삭감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는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작됐다"며 "중기부가 두 발 벗고 나서도 시원치 않은데 정권에 충성하느라 (예산 삭감)을 무기력하게 방어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경만 민주당 의원 역시 "네이처가 R&D 삭감은 전례없는 일이라는 기사를 다뤘는데, 한국을 조롱거리로 삼고 있어 안타깝다"며 "중소기업 사기저하를 초래하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이 장관은 야당의 이 같은 집중 질타에 "R&D 카르텔 원인이 중기부란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다만 최근 나온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보고서나 생산성 부분에서 중소기업이 많이 떨어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무속인 '천공'과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천공 영향을 받은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재정전략회의 때 R&D 카르텔 척결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사업 필요성과 상관없이 25%를 삭감한 것 아니냐"며 "중소기업에 필요한 소부장 지원사업은 대폭 줄었는데 원전 사업 예산은 늘었다. 언제부터 중기부가 원전을 지원했냐"고 꼬집었다.

여당은 방어했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무분별한 삭감이 아니라 카르텔 부정을 척결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국민 혈세가 눈먼 돈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건전한 R&D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은 "나라 곳간을 생각하지 않은 무한 재정확대 정책은 쉽지만 후대를 골병들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의 기술탈취 문제도 국감 테이블에 올랐다.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기술탈취 피해 입증 자료가 대기업 손에 있다보니 중소기업은 이를 수집하거나 침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며 "중기부가 필요사실 입증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살펴달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징벌적 손해배상 액수를 현행 3배에서 5배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환수도 쟁점이었다. 이 장관은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환수 계획을 묻는 질의에 "구체적으로는 없다"면서도 "(환수 대상이나 금액 확정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답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8월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재난지원금 중 새희망자금과 버팀목자금 환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기부가 코로나 시기 7차에 걸쳐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약 40조 원이다. 이날 이 장관은 재난지원금 부정수급에 대해 "철저히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내년 1월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확대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선 "강행할 경우 많은 중소기업이 범법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장관은 "취지는 동감하지만 급하게 문건이 만들어졌다"며 "50인 미만 사업장이 83만 개로 파악되는데, 지난 2년간 42만 개를 컨설팅 했다"며 "여러 차례 간담회를 하면서 법 유예가 필요한 이유, 개정 필요성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기부 산하기관인 공영홈쇼핑의 도덕적 해이도 논란이 됐다. 여당에서 "공영홈쇼핑에 도덕적해이가 팽배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대해 이 장관은 "굉장히 긴 시간 조직 기강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주식 거래와 관련해 ) 대표이사, 상임감사, 직원 등이 연루돼 대규모 감사를 진행하고 거기에 맞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선 내년도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과 관련해 "지역화폐와 온누리 상품권의 예산은 비슷한데 효과는 지역화폐가 14배 높다"며 "정부 재정이 정말 어려워 긴축이 필요하면 사용 실적이 적고 인기가 없는 온누리상품권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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