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값 하락에도 1분기 원가부담은 늘었다…속 타는 라면업계

입력 2023-06-21 14:06 수정 2023-06-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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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라면 3사 원재료 매입비 살펴보니…1년 전보다 비용 늘어

정부의 가스비·전기료 인상에 수도광열비도 증가
국제 밀 가격 떨어졌지만…밀가루 공급가는 그대로
가격 인상 요인 복합적인데, 라면값 인하 요구에 업계 난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제 밀 가격이 하락세임에도 국내 주요 라면업체의 1분기 원가 부담은 전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밀 가격 하락세를 근거로 라면 가격을 낮추라고 했던 정부의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1일 농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맥분 등 원재료 매입 금액은 25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2% 늘었다. 같은 기간 포장재 등 부재료 매입 금액 또한 10.48% 증가한 11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오뚜기의 경우 올해 1분기 팜유에 들어간 평균 매입 단가는 톤 당 923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가량 줄었다. 반면 대두유 평균 매입가는 톤 당 151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늘었고 설탕 매입 비용은 kg 당 102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상승했다.

원재료 부담이 늘어난 건 삼양식품도 마찬가지다. 삼양식품이 올해 1분기 매입한 맥분의 원재료 값은 전년 동기 대비 21.4% 올랐고 유지 매입가 역시 1년 전에 비해서 5.9% 상승했다.

원부자재 비용뿐만 아니라 정부의 가스비, 전기료 인상이 이들 기업들의 원가부담을 가중시켰다. 농심과 오뚜기의 올해 1분기 수도광열비는 각각 14억 원, 4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 33.3% 늘어난 수준이다. 수도광열비는 전기료를 비롯해 수도료, 가스비, 연료비 등을 합친 비용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처럼 국내 주요 라면업체의 올 1분기 원가부담이 1년 전보다 늘어난 만큼 정부의 라면 가격 인하 요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방송에 출연해 “라면 가격을 내리라”고 언급했다. 현재 국제 밀 가격이 라면 업체가 가격을 올릴 당시보다 50% 안팎으로 내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농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 소맥 선물가의 평균 단가는 톤 당 26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1%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팜유 현물가의 평균 단가는 37.5% 떨어진 톤 당 95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밀 가격이 떨어졌다 해도 라면업체 입장에서는 공급받고 있는 소맥분 가격이 바뀐 게 없다. 제분업체는 밀을 수입, 제분한 뒤 밀가루로 만들어 라면업체 등에게 공급한다.

국제 곡물 가격은 일반적으로 3~6개월 시차를 두고 업체 매입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떨어진 밀 가격이 제조 원가에 반영되기까지 수 개월이 지나야 한다는 게 식품업계 중론이다. 특히 식품 가격을 구성하는 요소는 소맥 뿐만 아니라 팜유, 설탕, 인건비, 물류비, 연료비 등 다양하기 때문에 밀 가격만 떨어졌다고 해서 제품 가격 인하를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 가격이 내려갔다고 해서 원가 부담이 낮아진 건 아니다”라면서 “물류비, 인건비에 최근에는 연료비도 크게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다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격 인하가)쉽지 않다.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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