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펄프 기업도 결제 고려...원자재 시장서 영향력 키우는 ‘위안화’

입력 2023-05-09 15:2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브라질 스자노 CEO “위안화 결제 요구 고객 늘어”
석유·니켈·밀·LNG 등 원자재 시장서 위안화 결제 증가
서방의 러시아 제재 이후 속도 붙어
달러 초강세 따른 자국 통화 평가절하도 영향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 통화인 위안화 결제를 검토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3월 중동산 액화천연가스(LNG)가 위안화로 첫 거래 된 데 이어 이집트와 브라질의 기업들도 위안화 결제를 받아들이는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미국 달러 패권이 여전히 견고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달러 변동성이 커진 틈을 타고 위안화가 야금야금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펄프 회사인 브라질 스자노(Suzano)가 중국과 거래할 때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원자재 시장의 최대 구매국으로 스자노의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에 달한다. 월터 샬카 스자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위안화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위안화 결제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원자재 시장에서 막강한 구매력 파워를 앞세워 석유, 니켈, 밀, LNG 등 다방면에 걸쳐 위안화 결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3월 중국 국영 에너지기업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프랑스 토탈에너지로부터 6만5000톤의 LNG를 수입하면서 위안화로 대금을 지불했다. 중동산 LNG가 처음으로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결제된 것이다. 중국이 중동산 에너지의 위안화 결제를 목표로 2015년 상하이석유가스거래소를 설립한 지 8년 만에 거둔 성과다. LNG의 위안화 거래에 물꼬가 트인 만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도 위안화로 결제하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아르헨티나도 10억 달러(약 1조3200억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 대금을 달러 대신 위안화로 결제할 것이라고 밝혔고, 원자재 주요 수입국인 이집트 역시 최근 위안화 결제 의지를 적극 내비쳤다. 알리 모셀리 이집트 국내물자·거래부 장관은 “올해 밀 수입 목표치는 500만 톤”이라며 “중국산 밀 거래 시 위안화 결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지난해 국경 간 위안화 결제 규모는 42조1000억 위안(약 8040조 원)로 전년보다 15% 이상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으면서 위안화 거래가 가속이 붙었다. 서방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됐고, 최소 320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가 동결된 러시아는 이미 위안화 거래가 달러를 넘어섰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자국 외환시장에서 루블과 위안 거래량은 전체의 39%로, 루블-달러(34%)보다 많다.

지난달 방글라데시는 러시아에 3억1800만 달러에 달하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 대금을 위안화로 지불하기로 했다. 해당 거래는 달러 결제가 어려워지면서 1년간 중단됐지만, 최근 중국이 방글라데시 은행에 위안 거래를 승인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또한 올해 달러 초강세로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급격히 평가 절하된 것도 위안화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이집트 통화인 이집트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50%가량 가치가 급락하면서 수입 물가가 치솟는 결과를 낳았다. 3월 기준 이집트 인플레이션은 32.7%까지 뛰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또 담배…근무 중 자리 비움 몇 분까지 이해 가능한가요 [데이터클립]
  • 일본은행, 엔저에도 금리 동결…엔ㆍ달러 156엔 돌파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민희진 "하이브, 사람 이렇게 담그는구나…날 살린 건 뉴진스"
  • 연이은 악수에 '와르르' 무너진 황선홍호…정몽규 4선 연임 '빨간불'
  • [컬처콕] "뉴진스 아류" 저격 받은 아일릿, 낯 뜨거운 실력에도 차트 뚫은 이유
  • 하이브, '집안 싸움'에 주가 5% 급락…시총 4000억원 추가 증발
  • "KB금융, 홍콩 ELS 보상 비용 8630억…비용 제외 시 호실적"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249,000
    • -0.79%
    • 이더리움
    • 4,677,000
    • +3.45%
    • 비트코인 캐시
    • 685,000
    • -1.65%
    • 리플
    • 747
    • -1.45%
    • 솔라나
    • 202,600
    • -0.88%
    • 에이다
    • 670
    • +0%
    • 이오스
    • 1,172
    • -2.33%
    • 트론
    • 172
    • -0.58%
    • 스텔라루멘
    • 165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300
    • +1.48%
    • 체인링크
    • 20,450
    • -2.76%
    • 샌드박스
    • 657
    • -0.6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