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줌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 도전”

입력 2023-02-21 05:00 수정 2023-02-2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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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장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 ‘ATORM-C’ 임상시험 예정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가 신약 개발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가 신약 개발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장이나 간, 위 등의 장기처럼 입체 구조로 배양한 것으로 장기유사체로도 불린다. 장기와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장 오가노이드는 장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가 모여 울퉁불퉁한 구조를 지니고,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능을 갖는다. 2D로 진행되는 기존 세포 배양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7800억 원에서 매년 20% 이상 성장률을 보여 2027년 3조8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많은 전 세계 바이오기업들이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최근 본지와 만난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는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 세계 첫 상용화에 도전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차의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부교수인 유 대표는 2018년 1월 교원창업으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를 설립했다. 줄기세포 연구를 하던 의사과학자였던 그는 손상된 장기를 재생시켜주는 재생치료제 관점에서 오가노이드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6년 국내 최초 오가노이드 논문을 발표하고 관련 특허도 다수 출원했다.

유 대표는 “오가노이드는 대량으로 배양이 가능하고 세포를 얻기에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령화와 미충족 의료 등 재생의료 수요와 투자 증대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차세대 재생치료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오가노이드는 손상된 조직에 이식돼 직접 재생을 유도하기 때문에 기존 치료로 회복이 어려운 난치성 질환에 대한 근원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올해 상반기 장 오가노이드 치료제 ATORM-C’의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오가노이드를 궤양 위치에 이식한 후 생착시켜 궤양을 없애는 기전이다. 방사선 직장염, 염증성장질환 등 환자에게 효과를 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방사선 치료, 자가면역, 노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파괴된 침샘의 조직을 재생하는 침샘 오가노이드 치료제 ‘ATORM-S’도 개발 중이다.

또 다른 성과는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약물 평가 플랫폼 ‘오디세이’다. 실제 장기와 유사한 오가노이드를 사용하기에 신약 개발 업체들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고, 현재 신약 개발 외의 추가적인 매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해 오가노이드를 비롯해 사람유사체모델, 장기칩, 3D프린팅을 통한 조직재건 기술,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기술들을 접목해 새로운 평가 및 예측 모델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동물실험 의무화 규정을 삭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동물실험이 필요했다. 동물실험을 대체할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안전성 부분을 완벽히 대체할 방법은 없다”면서 “10년 정도 데이터를 쌓고, 시험법이 안전하다고 입증돼야 가능한 부분이다. 다만, 오가노이드는 인체를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동물실험이 예측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평가했다.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은 투자로 연결됐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현재 시리즈B까지 완료해 500억 원의 누적 투자금을 확보했다. 올해 목표는 상장을 위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다만, 바이오업계 기업공개(IPO)가 얼어붙어 상장 시기는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규제’로 인한 아쉬움도 있다. 유 대표는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중대한 문제가 없고,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 치료제가 나온다면 선도적으로 규제를 낮출 필요가 있다. 바이오산업은 전자나 반도체, 건설 분야와 달리 선진국과 차이가 크다. 한국의 바이오산업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 규제가 너무 높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규제를 통과하지 못하면 못 쓰는 게 바이오 분야다.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춰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유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단기간 투자한다고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수 없는 구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지원해준다면 5~10년 뒤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정부가 정책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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