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본사·계열사 묶어 ‘통합교섭’ 추진…“연간 150회 개별교섭 소모적"

입력 2026-08-1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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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통합교섭 선포식…이달 말 사측에 교섭 요구
노란봉투법 시행에 모기업 사용자 책임 확대 주장

▲12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은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IT 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투데이DB)
▲12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은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IT 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투데이DB)

네이버 노동조합이 본사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교섭을 추진한다. 그동안 본사와 각 계열사가 별도로 진행했던 임금·성과급 등 근로조건에 관한 교섭을 기업집단 단위의 단일 테이블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는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IT 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통합교섭 추진 계획과 배경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문호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 소장을 좌장으로 김태욱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 문준혁 교수, 박명준 선임연구위원, 송가람 화섬식품노조 엔씨소프트지회장, 이동호 농협유통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네이버 노조는 이달 20일 통합교섭 선포식을 열어 사측에 요구할 공동 교섭 의제를 공개한다. 이달 말 사측에 통합교섭 개시를 요구할 계획이다. 네이버 노조에 따르면 현재 단체협약을 체결했거나 교섭을 진행 중인 계열사는 16곳이다. 그동안 네이버 본사와 각 계열사는 법인별로 노사 교섭을 진행해왔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위원장(네이버지회장)은 "통합교섭은 특혜가 아니라 이미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현실에 교섭 형식을 일치시키는 것"이라며 "현재 16개 법인과 매년 개별 교섭을 진행하면서 연간 150회의 교섭과 1000시간 이상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계열사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임금과 보상 등 주요 근로조건에는 본사의 영향력이 크다고 주장한다. 오 위원장은 "임금교섭 때 네이버의 합의안이 나오기 전까지 자회사들은 사측안조차 제시하지 못하다가 네이버 합의 직후 평균 한 달 이내 동일한 수준과 문구로 타결된다"며 "이러한 왜곡된 교섭 구조는 노동권을 보장받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통합교섭 추진의 법적 근거로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거론됐다. 개정법은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주체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네이버가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는 계열사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본사에도 교섭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IT 기업집단은 서비스·개발 등 사업 기능은 계열법인으로 분산돼 있지만 예산·임금 재원·보상체계 등 핵심 근로조건의 결정권은 모기업에 집중돼 있다"고 했다. 다만 계열사라는 이유만으로 모기업에 일괄적으로 사용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권 교수는 임금 재원과 인력, 평가·보상 등 개별 사안에서 모기업이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지를 기준으로 교섭 책임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준혁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는 동일한 내용의 교섭을 반복할 경우 교섭 효율성이 떨어지고 비용이 증가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을 들어 통합교섭을 뒷받침할 법·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합교섭이 사용자 측에도 이점이 있다고 봤다. 법인별로 반복되는 교섭과 조정 절차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계열사에 적용할 공통 원칙을 마련해 법인 간 갈등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영국 화섬식품노조 정책연구원장은 "통합교섭의 성공적 안착은 IT 업계뿐 아니라 대한민국 노사관계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판교모델'의 시작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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