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토크] 챗GPT, 생성형 AI가 가져올 전문 서비스 혁명

입력 2023-0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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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미래학회 부회장

알파고 이후의 충격이다. 2016년 봄에 알파고가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이벤트로 자신의 능력을 알렸다면 챗GPT(ChatGPT)는 조용히 사람들의 관심을 빨아들이고 있다. 알파고 이후 사람들은 순식간에 세계 최고의 바둑 실력을 보인 인공지능의 능력에 충격을 받았다. 이후 인공지능은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었다. 번역을 해주고, 이미지(얼굴)를 식별하고, 사기를 방지하고, 성향에 맞춘 콘텐츠 추천(큐레이션) 등의 서비스가 등장했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들은 뒷단, 곧 백엔드에서 돌아가는 것이어서 이용자들은 직접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현실에서 접하는 쓸모 있는 인공지능이 없다 보니 또다시 인공지능의 겨울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때 챗GPT가 등장한 것이다.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는 작년 겨울에 조용히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5일 만에 100만 사용자를 확보하고, 두 달 만에 월간 사용자 수가 1억 명에 달했다. 틱톡이 9개월, 인스타그램이 2년 반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챗GPT의 경이적인 확산 속도를 알 수 있다.

대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인 챗GPT는 사람과 같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것만이 아니라 전문적인 보고서 작성, 코딩 등의 실력을 갖추어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그동안 몇 번에 걸쳐서 인공지능 채팅 프로그램이 등장했지만, 번번이 현실의 벽을 넘기 어려웠다. 2016년 MS의 쳇봇 테리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훈련(세뇌)시키자 차별적 발언, 막말을 하면서 16시간 만에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루다가 동일한 실수를 해서 중단되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후, 챗GPT가 공개되기 한 달 전쯤에 메타(페이스북)가 공개한 비슷한 인공지능인 캘럭티카(Galactica)는 2일 만에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4800만 개의 학술 논문으로 훈련되어 학술 문헌을 요약하고 수학 문제를 풀고 기사와 과학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고 소개되었지만,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그럴듯한 가짜 연구 보고서를 내놓는 사례들이 부각되면서 서비스를 잠시 중단해야 했다.

이러한 전례에 비해 챗GPT가 기록적인 이용자 수를 달성하였다는 것은 인공지능이 현실적으로 유용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챗GPT의 약점을 발견하기 위하여 실수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고, 챗GPT가 잘못된 정보를 제시하는 등 여러 실수를 드러냈지만, 빠르게 실수가 수정되고 개략적으로 잘 정리된 보고서를 작성해준다는 점에서 쓸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우려와 논란도 나온다. 학생들이 챗GPT로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계산기와 같이 기술의 발전으로 받아들여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챗GPT가 현실을 바꾸게 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챗GPT는 의사, MBA 등의 시험을 통과하여 여러 전문 분야에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3년째 투자와 연구 협력을 하는 MS는 챗GPT의 성공에 고무되어 추가로 무려 100억 달러(12조3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밝혔다. MS가 전체 직원의 5%에 달하는 1만 명을 해고할 것이라는 방침에 이은 발표라는 점에서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챗GPT의 기능이 MS의 오피스 프로그램에 접목되면 사무용 소프트웨어의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 이미 MS는 일부 분야에서 코드 작성의 40%를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오피스의 도입이 사무직의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제2의 오피스 혁명을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더 큰 기대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법률, 행정, 세무 등의 상담을 챗GPT가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 규정에 근거한 서비스들이 오히려 쉽게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을 챗GPT가 보여주었다. 정부가 앞서서 법률, 행정, 세무 등 대국민 행정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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