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최전선⑥] “복사파 건조로 온실가스 30% 감축”…산업현장 ESG 돕는 쓰리텍

입력 2022-08-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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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풍 대신 전기 활용한 복사파 건조기
HSWG 지능형 건조기 국내 최초 개발
내외부 온도 낮아 근로환경 쾌적
조소앙 대표 “기업 ESG 경영 뒷받침”

“기존 열풍 산업용 건조기와 비교하면 복사파 건조기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줄이고, 내외부 온도가 40도 이상 낮춰 근로자에게는 쾌적한 근로 환경을 제공합니다”

자동차 표면에 색을 칠하는 도료 공정은 전 생산 과정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페인트를 칠하고 이를 고온의 열로 건조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기 때문이다. 열풍 방식의 산업용 건조기는 떠다니는 공기를 가열시켜 표면을 건조한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건조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표면 깊숙이 묻힌 도료까지 건조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공기 중 먼지가 오염을 유발한다. 이러한 문제를 포착하고 열풍을 복사파로 바꿔 탄소중립을 이바지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국내 최초 친환경 복사파 건조기를 개발·생산한 쓰리텍이다.

▲1일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산업용 건조기 기업 쓰리텍 공장에서 조소앙 대표가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1일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산업용 건조기 기업 쓰리텍 공장에서 조소앙 대표가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1일 찾은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 쓰리텍 공장 입구에선 ‘에너지기술 선도기업’과 ‘에너지절약설비’, ‘녹색기술’ 등 에너지와 관련된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당장 먹고살기 바빠 친환경과 거리가 먼 대다수 제조 중소기업들과는 다른 이미지였다. 이날 만난 조소앙 쓰리텍 대표도 친환경 기술에 자부심을 품었다. 조 대표는 “전기를 복사파로 변환하는 기술을 업계 처음으로 시도해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건조 품질을 늘리는 ‘HSWG 지능형 건조기’를 개발했다”며 “국내외 산업현장에 공급해 수급 기업들이 ESG 경영실현을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쓰리텍이 2016년 개발한 ‘HSWG(heat spreader wave guide unit) 지능형 건조기’는 복사파를 이용하는 간접 건조 방식이다. 이 건조기는 전기 에너지를 복사파로 변환해 도료가 묻어 있는 건조물 위주로 열을 집중하는 최적화 도파 기술을 가졌다. 또 공기 등 열을 전달해 주는 매질이 없어 복사파가 표면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기존 적외선 건조기술은 사용범위가 70cm 수준이었지만, 쓰리텍은 이 범위를 20m까지 늘여 자동차, 선박, 중장비 등 산업현장에 사용할 수 있는 건조기로 만들었다.

▲1일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산업용 건조기 기업 쓰리텍 공장에서 생산된 복사파 건조기. (심민규 기자 wildboar@)
▲1일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산업용 건조기 기업 쓰리텍 공장에서 생산된 복사파 건조기. (심민규 기자 wildboar@)

공장에서도 이를 실현화한 설비를 찾을 수 있었다. 복사파 건조기가 다수가 설치된 자동차 공정 설비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은 복사파가 자동차 프레임 페인트를 건조하고 있었다. 복사파 건조기는 설비 상단에 설치돼 있었으며 그 주변에는 다양한 각도의 반사판이 깔렸다. 조 대표는 “복사파는 직접 열을 가하는 열풍과 다르게 간접적으로 일정한 열을 전달한다”며 “이를 위해선 건조물에 대한 맞춤형 반사판을 설치하고 있다”고 설비에 대해 설명했다. 20m까지 복사파가 전달될 수 있는 쓰리텍의 건조기는 직접 도료를 건조하는 것이 아닌 반사판을 통해 모든 면의 건조가 가능할 수 있게 했다.

전기에너지를 활용한 복사파를 사용하는 건조기 특성은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졌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연소하는 열풍 대신 복사파를 사용하기에 기존 설비보다 30%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또 간접 열을 가하기 때문에 내외부 온도는 40도 이상 낮아 근로자에게 쾌적한 근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기자가 건조기 설비 내부에 들어가자 고온은 느낄 수 없었고 천천히 몸이 뜨거워졌다.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산업용 건조기 기업 쓰리텍 공장. (심민규 기자 wildboar@)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산업용 건조기 기업 쓰리텍 공장. (심민규 기자 wildboar@)

쓰리텍이 복사파 건조기를 개발한 배경에는 약 20년간의 산업용 건조기 사업경력이 있었다. 2004년부터 열풍 건조기를 생산해 선박, 중장비 등 도장 가열을 진행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화두가 되면서 열풍 시장의 한계를 경험했다. 쓰리텍은 해외 친환경 건조 시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약 2년 만에 기술을 개발했다. 2018년에는 특허 출원과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에서 실증 테스트를 마쳤다. 이듬해에는 현대차 울산 1공장·3공장, 전주 공장, 인도네시아 공장과 기아차 인도 공장 등에 복사파 건조설비를 납품했다.

쓰리텍은 차량·선박·중장비 등 산업용 건조기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농수산물 복사파 건조기 제품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복사파 건조기를 다양한 산업에 적용해 신수요 창출을 기대 하겠다는 것이다. 조소앙 대표는 “HSWG 지능형 건조기의 보급으로 환경보호, 산업안전, 비용절감 등 기업이 ESG 경영을 내재화하는데 기술적 뒷받침이 될 것”이며 “향후 공정 빅데이터를 활용해 품질개선 및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힘차게 말했다.

▲1일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산업용 건조기 기업 쓰리텍 공장에서 조소앙 대표가 본지의 공장탐방 후 건조기 설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1일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산업용 건조기 기업 쓰리텍 공장에서 조소앙 대표가 본지의 공장탐방 후 건조기 설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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