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발달장애 가족 참사는 '사회적 재난'…국회 특위 띄워야"

입력 2022-07-06 16:33 수정 2022-07-0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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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참사 대책'ㆍ'대책 논의 특위 구성' 결의안 발의
모처럼 머리 맞댄 여야…與 의원 13명도 동참
강선우 "사회가 떠넘긴 돌봄의 무게…명백한 사회적 재난"
가족들 "중요한 정책은 현장에…만장일치 통과 기대"

발달장애부모로 살면서 국가가 왜 존재했는지 이유를 모르는 엄마 중 한 사람이다. (중략) 우리가 자녀를 놓고 지역사회에서 일하면서, 선택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6일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결의안' 발의 기자회견. (강선우 의원실)
▲6일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결의안' 발의 기자회견. (강선우 의원실)

발달 장애 자녀를 둔 엄마, 아빠들이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을 찾았다. 170명이 넘는 여야 의원들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결의안 발의'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삭발시위에 참여한 엄마들의 민머리는 어느덧 짧게 자라있었다.

민용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수석부의장은 지지발언에서 "부모들이 머리 삭발하면서 염원했던 것은 살고 싶어서, 우리의 이야기를 인수위에 전달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현장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가슴에 응어리가 풀릴 것 같다는 생각 많이 한다. 중요한 정책은 현장에 있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발달장애 가족 참사, 우연 아닌 '사회적 재난'"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선우 의원과 한병도 의원이 6일 오전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의안 접수를 하고 있다.  (강선우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선우 의원과 한병도 의원이 6일 오전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의안 접수를 하고 있다. (강선우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을 포함한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해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결의안(178명)'과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176명)' 2건의 의안 접수를 마쳤다.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도 여야가 머리를 맞댔다. 최근 연이은 발달장애인 부모와 당사자들의 죽음을 '사회적 재난'이라고 본 것이다. 결의안의 경우, 국민의힘 소속 김승수·이종배·이채익·조해진·전주혜 의원 등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소속 박광온·고용진·김한정·한병도·강민정·고민정·유정주·이수진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없었다.

발달장애 가족들은 '평생 돌봄'에 갇힌다. 지난달 23일 서울 성동구에서는 40대 여성이 발달 장애가 있는 6살 아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했고, 같은 날 인천 연수구에서도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60대 친모가 중증 장애가 있는 30대 자녀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정책의 부재는 가족들을 막다른 길로 몰고 갔다.

발달장애인 딸을 둔 강 의원은 "발달장애 가족의 비극적인 참사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며 "국가와 사회가 떠넘긴 돌봄의 무게에서 발생한 명백한 사회적 재난"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결의안 발의를 선언적 행위로만 끝내지 않겠다"며 "여야 의원들과 함께 초당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결의안에는 국가의 발달장애인 돌봄 책임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제2차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세부적으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24시간 돌봄 지원 △활동 지원 보장 등 지역사회 자립생활 지원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가족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실시 등이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지지 발언에서 "2018년 9월 문재인 정부가 '제1차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만들면서 부모들에게 희망을 줬다. 하지만 제대로 실현되지는 못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2차 대책 수립을) 받아들여 한국의 25만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참사를 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장애인 가족을 돌보느라 부모들의 경력이 단절되는 문제도 짚었다. 2020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발달장애 자녀를 지원하기 위해 한명의 부모가 직장을 그만둔 비율은 20.5%(241명)에 달했다. 강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것이 개인과 가족에게 얼마나 힘들고 가혹한 환경인지 절감하게 하는 조사"라고 지적했다.

◇"종합 대책 필요…여야 참여한 국회 특위 구성해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 열린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T4장례식에서 유족들이 입관식을 마치고 관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 열린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T4장례식에서 유족들이 입관식을 마치고 관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체계적인 종합대책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특위도 띄울 방침이다. 위원 수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13인(민주당 7인, 국민의힘 5인, 비교섭단체 1인)으로 한다. 정부 부처 관계자, 발달장애인 관련 단체 대표자 및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도 별도로 둘 수 있게 했다. 활동기한은 내년 12월 31일까지다.

강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본지와 만나 "여야가 함께하는 만큼 여야 지도부가 논의를 시작한다면, 어떤 특위보다도 빠르게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했다. 이어 "가장 관심가져야 할 사람으로 보자면, 윤석열 대통령일 것"이라며 "대통령 인수위가 운영되는 동안 바로 앞에서 (발달장애 가족들은) 계속 (24시간 돌봄 체계 구축)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주무부처인 당시 보건복지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전 장관 후보자는 그 집회가 있는 줄도 몰랐고 왜 삭발을, 단식했는지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시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본다"며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교육부·국무총리실 등 정부 부처의 관심도 함께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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