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메릴린치 모럴 해저드… 꼬이는 금융구제

입력 2009-02-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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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옵션만기일(12일) 코스피시장이 실망스런 美 구제금융안 발표 후유증과 한국은행의 부정적인 경기진단 및 전망 영향, 눈덩이 프로그램 매물부담이 맞물리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1일)는 상원과 하원이 7890억달러의 경기부양법안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진정시키고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금융주를 중심으로 소폭 반등했습니다.

1180선에서 소폭 하락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매도 스탠스를 유지한데다 시간이 흐를수록 프로그램 매물이 불어나면서 장중 한때 1160선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개인의 저가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장 후반 낙폭을 일부 만회한 지수는 전일대비 10.34p(0.87%) 내린 1179.84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2044억원 순매도로 사흘째 매도우위를 보였고, 기관도 프로그램 매도 영향으로 467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맞선 개인은 669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저가매수에 주력했습니다.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프로그램은 차익거래(-5246억원)를 중심으로 586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의 금융구제안 및 경기부양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으로 아시아증시들이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건국기념일로 전일 휴장했던 일본 닛케이지수가 미국 정책 실망감을 반영하며 3.03% 급락했고 항셍지수(-2.30%), 가권지수(-2.39%), 싱가포르지수(-1.68%), 상해종합지수(-0.56%)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이 동반 하락했습니다.

게임•전쟁관련株↑ 은행株 실적 우려↓

신용등급 하향, 배드뱅크 설립계획 무산 등의 악재들에도 불구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최근 견조했던 금융주들이 금리 인하에 따른 재료노출 부담과 예대마진 축소 우려, 전년도 순이익 반토막 감소 등의 악재들이 중첩되면서 큰폭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6647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MOU 목표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진 우리금융이 7.54% 폭락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순이익이 62% 급감한 하나금융지주(-5.34%), 신한지주(-4.83%), 30% 주가 하락위험 의견을 받은 외환은행(-3.17%), KB금융(-5.35%) 등 주요 은행주들이 동반 급락했습니다.

은행주와 연동성향을 보여온 건설주들도 2차 구조조정을 앞둔 불안감과 금리인하 재료노출 부담으로 대부분 하락했습니다.

코오롱건설이 6.15% 내린 것을 비롯해 GS건설(-4.69%), 대우건설(-4.31%), 현대건설(-3.20%), 금호산업(-3.16%), 대림산업(-2.42%) 등 주요 건설주들이 미끄러졌습니다.

업종별로는 금융(-3.42%), 보험(-3.12%), 건설(-2.69%), 철강금속(-2.25%), 증권(-2.00%) 등의 낙폭이 컸고, 음식료품(1.51%), 전기가스(0.67%), 전기전자(0.59%), 의약품(0.25%), 통신(0.07%) 등은 소폭 상승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삼성전자가 1.36% 오르며 지수 방어에 기여했고 LG전자(0.94%), 한국전력(1.63%), KT(0.13%), 두산(4.00%), LG생활건강(2.52%), 강원랜드(2.33%), 동양제철화학(1.84%), 대한항공(1.32%), 현대제철(1.27%), NHN(0.38%) 등이 오름세를 탔습니다.

반면 주요 은행•건설주들과 POSCO(-3.29%), 현대중공업(-1.35%), 두산중공업(-2.35%), KCC(-4.79%), 기아차(-4.26%), 하이닉스(-4.00%), 삼성화재(-3.95%), 한국가스공사(-3.41%) 등이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C&중공업의 해외매각 추진 재료를 등에 업은 C&그룹주들의 랠리는 이날도 이어져 C&중공업은 물론 C&상선, C&우방, C&우방랜드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나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코스피 부진 영향으로 상승폭이 다소 축소되기는 했지만 코스닥시장은 이날도 기관(+227억원) 주도로 3거래일째 차별적인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스탠더드 지수 편입 호재를 얻은 대장주 태웅이 7.32% 급등하며 코스닥지수상승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고, 셀트리온(5.09%), 에스에프에이(6.70%), 에이스디지텍(5.09%), 태광(3.33%), 성광벤드(4.25%) 등이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경기침체에 둔감한 것으로 확인된 게임주들이 실적 모멘텀을 기반으로 동반 급등세를 펼쳤습니다.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한 네오위즈가 외국인 러브콜을 받으며 나흘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간 것을 비롯해 한빛소프트(12.97%), 컴투스(13.53%), 액토즈소프트(5.69%), CJ인터넷(2.60%), 예당온라인(2.94%), 등의 게임주들이 무더기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코스피시장의 엔씨소프트도 4.42% 급등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소식에 전쟁관련주들에 개인투자자들의 매기가 쏠리면서 휴니드(상한가)를 비롯해 빅텍(13.70%), HRS(10.64%) 등이 폭등했고, 특수건설(4.72%) 등 경인운하 협약 체결 소식에 개장 초 급등했던 대운하주들은 상승탄력이 대체로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어이없는 메릴린치..美 정부와 금융계간 갈등 우려

글로벌 증시가 조정국면에 진입하면서 해외증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부담감이 최근 국내증시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하는 양상입니다.

키맞추기 성격의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셈으로 일각에서 제기했던 디커플링, 국내증시의 미국증시 선도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습니다.

간밤 뉴욕증시는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반등에 성공했으나 미약한 기술적 반등에 그쳤습니다.

저점을 높여가는 추세가 훼손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추가 반등의 근거로 제시될 수 있겠지만 고점 또한 낮아지는 등 비추세적인 흐름의 연장이라 중립적인 시황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전일 발표된 실망스런 금융구제안이 재원조달, 부실자산 가치 평가방법과 같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 금융계의 시시비비를 가려 정당한 금액만 지원하려는 오바마 정부의 합리적 성향 등을 감안한다면 금융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쉽게 예견해 볼 수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가 금융권에 비친화적이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메릴린치의 합병전 거액 보너스 지급 소식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의심을 사고 있는 금융권에 대한 눈초리를 더욱 싸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지난해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흡수합병되기 직전 직원 700명에게 1인당 무려 100만달러(금일 환율기준 약 14억원) 이상의 보너스를 전격 지급한 것과 관련,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메릴린치는 사법당국의 요구에도 보너스 지급일을 보고하지 않고 평상시보다 앞당겨 전격적으로 지급완료한 것으로 드러나 美 금융권의 모럴 해저드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실경영으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맞은 회사의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파산이나 다름없는 흡수합병 직전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직원들에게 퍼준 것입니다. 메릴린치를 믿고 투자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떠안게된 고객들을 뒤로한 채 말입니다.

최고위 경영진 4명에게 지급된 금액은 1억2100만달러(약 1천700억원)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메릴린치를 합병한 BOA를 구제하기 위해 정부는 이미 100억달러의 구제자금을 쏟아부었습니다.

부실자산을 충분히 상각하지 못하고 있는 금융권의 사정을 감안시 앞으로도 추가적인 구제금융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구제자금이 대부분 국민의 혈세라는 점과 최근 금융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성난 민심을 고려해본다면 향후 오바마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구제금융책은 매우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팍팍해진 민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의회의 동의를 얻기도 어려울 것임을 짐작케 합니다.

막대한 부실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권이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해 놓고 정부에 손을 벌리면서 보유중인 부실자산을 시가로 평가받을 수 없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이같은 배부른 주장이 정부와 미국 국민들에게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금융권 소유주들이 십분 양보해 부실자산 시가 평가방식을 수용하고 나아가 파격적인 감자 등의 희생을 감수한 후 새로운 자본확충을 검토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은 얘기입니다.

정부와 금융권의 간극 좁히기 문제 등 이래저래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는 많은 난관과 우여곡절을 겪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막연한 정책기대감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기간조정의 연장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으며, S&P500지수가 수렴형태의 박스권 지지를 향후에도 유지해주는지 먼저 살펴야 하겠습니다.

종목장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탄소배출권 등 친환경, 우량 바이오주 등의 정책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유효하며, 3월 전인대를 앞두고 정책기대감으로 견조한 중국증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실적모멘텀 보유 중국관련주들의 동향도 살피는 전략이 유리해 보입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02-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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