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억 이하 1주택자 재산세 인하, 병주고 약주기

입력 2020-11-0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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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6억 원 이하의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율이 현행 과세표준 구간별로 0.10∼0.40%에서 내년부터 0.05%포인트(p)씩 인하된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올해 69.0%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90%까지 높아진다. 정부는 3일 이 같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및 ‘재산세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산세 인하 대상을 9억 원 이하로 넓힐 것을 주장하면서 정부와 이견을 빚었으나 당초의 정부안으로 관철된 내용이다. 감면 대상을 확대할 경우 재정난을 우려한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대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재산세 부과기준인 공시가격의 시가반영률이 계속 높아지면서 중저가 1주택자의 세금부담이 가중하게 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재산세 부과 기준으로 전국 1주택자의 94.8%가 감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6억 원 초과 주택은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 지역의 민주당 의원들 중심으로 재산세 인하 대상을 9억 원으로 높일 것을 요구해온 이유다. 내년 4월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나친 세금부담에 반발하고 있는 민심을 의식한 것이다.

중저가 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병 주고 약 주는 식이다. 재산세는 앞으로 계속 오르게 돼 있다.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연평균 3%p씩 높아진다. 비싼 주택의 경우 보유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다. 올해만 해도 집값 급등과 공시가 인상으로 서울의 아파트 재산세가 평균 22% 오른 것으로 나타나 있다.

6억 원 이하의 재산세율을 낮춰도 실제 감면효과는 거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비싼 아파트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이 특히 그렇다. 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이미 9억 원을 넘었다. 아파트 값 폭등으로 공시가격이 대폭 상승하고 현실화율도 높아져 세율 인하와 관계없이 세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다. 2025년에는 지금보다 2~3배 재산세가 늘어날 전망이다. 세율이 높아진 종합부동산세 부담은 ‘폭탄’ 수준이다.

정부는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만 잔뜩 올려놓고, 여기에 공시가격을 계속 높이면서 1주택 실수요자들까지 세금 고통을 키우고 있다. 특히 힘들게 돈 모아 마련한 집 한 채가 전 재산이고 달리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의 경우, 급증하는 세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생활이 위협받을 지경이다. 별 혜택이 되기 어려운 세율 인하는 결국 생색내기일 뿐이다.

재산세나 종부세 등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결국 집값에 전가돼 다시 가격을 끌어올릴 소지도 크다. 지금 심각한 혼란을 빚고 있는 전월세 시장의 불안도 가중할 수밖에 없다. 과도한 세금 부담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전체 경제를 후퇴시키는 건 당연하다. 적어도 투기와 거리 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만큼은 줄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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