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수술로 뜨는 차, 지는 차

입력 2007-09-27 16:00 수정 2007-09-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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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환골탈태’한 차의 전성시대다. 눈, 코, 입 뜯어고쳐서 뜨는 건 연예인뿐 아니라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하는 수법이다. 그만큼 자동차에서 디자인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쌍용 카이런은 성형수술의 덕을 크게 본 모델 중 하나다. 데뷔 초기 괴이한 앞모습과 청바지 주머니 같은 테일 램프로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카이런은 올해 4월에 뉴 카이런 출시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8월까지 6천889대가 팔렸으나 올해 같은 기간까지 1만73대가 팔리며 46.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르노삼성 SM5는 중형차 시장 성장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까지 4만5천1대가 팔렸던 SM5는 올해 같은 기간 동안 4만9천910대가 팔려 전체 내수 시장의 7.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10.9%가 성장한 것. 다른 중형차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쏘나타가 2% 성장하는 데 그친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신장세다.

기아 오피러스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8천981대가 팔렸으나 올해에는 1만6천540대로 판매실적이 껑충 뛰었다. 무려 84.2%의 판매 성장률이다. 그 덕에 15개월째 대형차 시장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성형수술로 뜨는 차 중 가장 가격이 비싼 오피러스는 기아의 효자 차종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 모델의 공통점은 하나 같이 구형 모델의 껄끄러웠던 디자인을 말끔하게 손봤다는 데 있다. 앞과 뒤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주던 오피러스는 테일 램프를 버터컬 타입으로 바꾸는 한편 라디에이터 그릴을 단순하게 정리했다. SM5는 팔레트 같았던 테일 램프를 닛산 티아나 것으로 바꾸는 이들이 꽤 있었으나 이번에 깔끔한 새 디자인으로 바꾸면서 더 이상 그런 모습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그러나 앞선 모델들의 판매 증가가 단순히 모양을 바꾼 이유뿐 만은 아니다. 오피러스는 국내 최초로 앞 범퍼에 감시 카메라를 다는 한편 스마트키와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동급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 편의장비를 보강한 것이 크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또한 카이런은 램프류뿐 아니라 범퍼 디자인도 바꾸고 뒷 유리창의 크기를 키우는 등 기능적인 면에서도 진일보했다. SM5는 구형도 인기가 있었으나 출력을 높인 신형 엔진으로 교체해 성능보완에도 신경을 쓴 것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반면 얼굴을 뜯어고쳤음에도 눈길을 못 받는 모델이 있다. GM대우 젠트라와 기아 쎄라토, 현대 베르나가 그 주인공이다. 젠트라는 칼로스 세단을 변형시키면서 이름까지 바꾼 모델이지만 작년보다 54.3%나 판매가 줄었다. 쎄라토는 마이너 체인지로 상품성을 보강했지만 29.7%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베르나는 2008년형 모델을 출시한 후에도 하락세 국면을 막을 수 없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2%나 줄어들었다.

이들 차종은 상품성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중형차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의 특성에서 원인을 찾는 게 더 정확하다. 젠트라의 경우 국내 수출 차종 중 3위에 오를 정도로 해외에서 인기 모델이며, 쎄라토도 7위에 랭크되어 있다. 베르나는 8월까지 누계에는 10위 내에 못 들었으나 8월 한 달간 수출실적에서 10위로 뛰어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어쨌거나 잘된 성형수술은 미래를 바꿔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자동차고 사람이고 일단 잘생기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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