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균의 B하인드] 삼성전자 떠난 서초사옥 주변상권 ‘울상’

입력 2016-04-2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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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균 산업부 차장

서울 시내에서도 최고로 알아주는 상권이 강남역 주변이다. 강남역은 서울 지하철역 중 하루 이용객 20만여명으로 1위이다. 역 주변 유동인구 역시 100만여명에 달해 국내 최대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8년 전인 2008년 11월부터는 삼성 효과까지 더해졌다. 당시 서울 강남역 부근에 위치한 삼성 서초사옥은 A동(34층), B동(32층), C동(42층) 등 3개 건물에 나뉘어 계열사들이 입주했다. 연면적이 11만7977평에 달해 여의도 63빌딩의 2배가 넘고 상주하는 직원만도 1만명을 크게 웃돌아 삼성타운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변 상가의 권리금도 꽤 셌다. 한때 권리금을 최소 1억원 이상 줘야 가게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 얼마전부터는 곳곳에 세입자를 구한다는 플래카드가 쉽게 눈에 띌 정도로 때아닌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사전 예약을 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식당에도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삼성그룹이 계열사 재편작업의 일환으로 삼성전자(C동)와 삼성물산 건설부문(B동)을 한꺼번에 이전시키면서 주변 상권이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C동에 입주했던 삼성전자 임직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3월까지 우면동 R&D센터와 수원사업장으로 각각 이전을 완료했고 B동을 사용하던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지난달 판교 알파돔시티로 이사를 마쳤다. 그나마 A동의 경우는 이미 삼성중공업과 한국총괄이 모두 빠져 나간 뒤 임대를 마친 상태라 상권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현재 C동에는 그룹 미래전략실과 관계사 인력 수백명만 남아 있고 B동도 6월 이전을 앞둔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협력사 직원 등 1000여명이 잔류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7월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빈 사무실에 입주할 예정이나 확정된 일정은 아니라 상인들의 주름살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앞으로 수개월은 더 지금과 같은 춘궁기 상황을 겪어야 하는데 과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서초사옥에 입주한 음식점들의 상황은 더 나쁘다. 서초사옥에 상주하는 인력이 거의 없다 보니 사옥 내에 위치한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매월 내야 하는 임대료도 상인들에겐 큰 부담이다. 서초사옥 1개층의 임대료가 연간 15억원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상가의 월 임대료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님이 와서 돈을 벌어야 임대료를 내는데 지금과 같은 수입으로는 직원들 월급주기도 벅차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초사옥에 남아 있는 삼성 임직원도 상인을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는 듯하다. 삼성 임직원 중에는 일부러 서초사옥에 입주한 식당을 찾아가 밥을 먹는다고 한다. 어찌됐든 공실 상태로 돌아가고 있는 서초사옥에 하루빨리 금융계열사들이 입주해 깊어진 상인들의 주름이 조금이나마 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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