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테크노밸리 10년] 넥타이 풀고 열정은 맸다…판교의 CEO, 뭔가 다르다

입력 2016-02-01 11:28 수정 2016-02-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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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테크노밸리가 조성된 지 어느덧 10년. 이곳에는 2006년부터 서울 인근에 있던 기업들이 하나둘 둥지를 틀기 시작해 지난해 입주사가 1000개에 달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넥슨ㆍ엔씨소프트 등 국내 최고의 굵직굵직한 게임사들 역시 대부분 판교로 이동했다. 판교에 둥지를 튼 이들 게임사의 직원은 물론, CEO의 일상도 조금은 바뀌었을 것이다. 24시간 돌아가는 판교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등 국내 인기 게임사 CEO들의 경영스타일, 그리고 일상을 엿보고자 한다.

◇열정적 CEO 스타일 김택진 “24시간도 모자라!”=“성실, 열정, 근면, 일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게 한결같이 따라붙는 수식어다. 물론, 기업을 이끄는 상당수 대표가 이들 항목을 대부분 충족시키지만, 김 대표는 유독 그러하다.

2013년 8월 엔씨소프트가 판교 연구ㆍ개발(R&D)센터로 이전한 이후에도 그의 출근 시간은 3년째 늘 한결같다. 그는 삼성동 자택에서 아침 7시 전후로 집을 나서 하루도 빠짐없이 직원들보다 1~2시간가량 먼저 출근해 회사의 아침을 연다.

그의 일과는 주로 판교 R&D센터에서 이뤄진다. 우선 출근과 동시에 직원들과의 소통 창구를 연다. 소통 방식은 사내 메신저, 문자 메시지, 직접 대화, 미팅 등 다양하다. 소통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그로서는 해외 출장을 제외하고는 회사 내부에서 진행하는 많은 개발 프로젝트 회의는 물론, 직원들과의 미팅에도 대부분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신입사원들과 정기적으로 그룹별 간담회를 마련해 자기 생각을 전하는 것은 물론, 그들과 속내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개발자 출신인 만큼 개발팀 개발 회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그들과의 토론한다. 또 최근 전사 직원이 참여하는 신년회에서는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직원들이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업무 시간 짬짬이 자기 계발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미국의 비영리 재단인 새플링에서 운영하는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에서 제공하는 세계 경제·경영·사회·과학 분야 저명인사 동영상 강의도 즐겨 보며 종종 직원들과도 공유한다.

이 같은 김 대표를 두고 직원들은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 창업자 중 여전히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회사를 이끄는 유일한 창업자 CEO, 열정적인 CEO”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물론 해외 출장이 잦아 1년 내내 사무실을 지키고 있지는 못하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 해외 지사가 있는 미국(북미법인 엔씨웨스트)ㆍ일본(일본법인 엔씨재팬)ㆍ대만(대만법인 엔씨타이완)을 수시로 방문하며 해외 사업을 점검한다.

이처럼 김 대표에게는 하루 24시간이 참 모자라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업무 시간 외, 회사 밖을 나온 그는 ‘대표’라는 직책을 잠시 내려놓고 ‘일반인’으로 돌아간다. 우선 건강 관리를 위해 좋아하는 운동에 푹 빠진다. 최근에는 자전거를 즐겨 타고 다닌다. 또 프로야구 시즌에는 직원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아 NC다이노스를 응원하며 순수한 야구 팬으로 돌아간다.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 “취미는 코딩, 집에서는 게임 같이하는 아버지”=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의 일상은 판교에서 시작해 판교에서 끝난다. 그는 엑스엘게임즈가 2013년 6월 판교로 이전하면서 집도 판교로 이사를 했다. 주민등록상 주소도 판교일 정도로 뼛속까지 판교인이다.

집과 회사가 모두 판교에 있다 보니 그는 대부분 시간을 주로 판교 내에서 보낸다. 집에서는 아이들과 같이 게임을 즐기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회사에 도착하면 다른 CEO와 마친지로 모든 것을 점검하는 천상 CEO가 된다. 특히 그는 ‘MMORPG의 아버지’라는 수식어답게 아직도 게임 개발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 그의 취미는 코딩과 프로그래밍이다. 퇴근 후에도 예전처럼 코딩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초 ‘문명 온라인’ 공개테스트를 시작한 그는 최근에는 ‘Q5’라는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송 대표는 매주 금요일마다 전 직원과 만날 수 있는 영상 종례하고 있다. 송 대표가 직접 나서 각 부서에서 한 주 동안 한 일, 신규 입사자 소개를 듣는 것. 이때는 각 직원이 본인의 근황이나 재미있는 이야기 등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는 시간도 가진다. 사실 엑스엘게임즈가 판교로 이전하기 전 서울 역삼동에 있을 때는 매주 사무실 한곳에 모여 오프라인으로 종례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판교로 이전 후 전 직원이 한 자리에 모일만한 공간이 여의치 않아 한동안 종례를 진행하지 않았다. 송 대표와 직원들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지자 직원들은 종례 부활을 요청했고 송 대표는 고심 끝에 영상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송 대표는 판교 직원들을 위한 전용 카페테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엑스엘게임즈 직원들은 모든 음료를 1500원 이하의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또한, 통근버스 운영, 헬스장 이용 지원, 점심·저녁 식대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직원들의 복지에 힘쓰고 있다.

◇넥슨코리아 박지원 대표 수평 조직문화 추구…직원 복지 최선=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의 넥슨 생활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넥슨에 입사한 박 대표는 일본법인 경영기획실장과 운영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넥슨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이후 2014년 3월부터 넥슨코리아 대표에 선임돼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박 대표는 30대(1977년생) CEO로 명성이 자자하다.

현재 넥슨은 제주도에 위치한 NXC를 지주사로 하고 있다. 또한, 넥슨이 일본에 상장하며 게임사업과 전체 그룹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박 대표는 판교에 위치하고 있는 넥슨코리아에서 국내 사업을 전반적으로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현재 넥슨 일본법인의 자회사로 편제돼 있다.

그는 30대 CEO답게 수평적 조직문화를 추구한다. 박 대표는 사옥 내에서 직원들 사이 일방적 보고가 아닌 상호 간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간 직급을 막론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조직체계를 단순화 시켰다. 사내에서는 말단 사원에서부터 박 대표 본인에 이르기까지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 ‘OO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도록 했다.

특히 박 대표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출퇴근할 수 있는 ‘탄력적 출퇴근 시간제’를 도입했다. 판교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직원들의 교통문제와 시간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사전에 약속된 본부 출근시간을 오전 8시, 9시, 9시30분 등으로 나누되 규정된 9시간 이상을 근무하면 된다. 출근시간에 따라 퇴근시간도 분산돼 한꺼번에 몰리는 쏠림현상도 완화할 수 있게 하는 조치다.

박 대표도 매일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날그날 일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출퇴근 한다. 또한, 외부 일정이나 공식 일정이 없는 날에는 자유로운 복장을 입으며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 CEO가 이렇게 먼저 솔선수범하자 직원 복장도 개성을 뽐낼 수 있는 멋진 의상으로 변모했다.

또한, 그는 넥슨 판교 사옥을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옥에는 층별로 회의실, 게임 애니메이션 연구실, 게임 테스트 공간 등을 갖췄다. 옥상에는 농구코트ㆍ조깅트랙ㆍ텃밭 등을 구성해 직원들이 몸과 마음을 정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박 대표는 사내 복지 시설 중 카페테리아를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다방’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는 손님을 만나거나 미팅을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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