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선장의 쪽지 '삼호주얼리호 살렸다'

입력 2011-02-06 14:4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석 선정 "절대 배가 소말리아로 가게 해선 안된다" 등의 쪽지 기관실에 알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던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이 무사 귀환할 수 있었던 것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석해균 선장의 지휘 아래 선원들이 똘똘 뭉쳐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인 선원 7명은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수사본부에서 있었던 피해자 조사에서 "석 선장님이 계셨기 때문에 우리가 무사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석 선장은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장악된 위기상황에서도 선원들에게 '절대 배가 소말리아로 가게 해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해적들 몰래 보냈다. 그는 배를 세우거나 운항을 지연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쪽지에 적어 기관실 근무자에게 전했다.

그는 기지를 발휘, 삼호주얼리호가 오랫동안 공해상에 머물게 해 청해부대가 작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석 선장은 배를 지그재그로 운항하거나 해적들이 해도(海圖)를 볼 줄 모른다는 사실에 착안, 삼호주얼리호를 소말리아와 반대 방향인 북쪽의 오만을 향해 기동했다.

그는 "조타실에 이상이 있다"고 해적을 속이고 배를 정선시켰고 해적들 몰래 엔진오일에 물을 타 배를 정지시키기도 했다.

1등 기관사 손재호(53)씨는 목숨을 걸고 배를 멈춰 청해부대 작전에 큰 도움을 줬다.

손 기관사는 청해부대 특수전요원(UDT)들이 삼호주얼리호에 처음 진입, 해적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기관실로 달려가 엔진을 정지시켰다. 기관실에는 해적 3∼4명이 있었지만 이들이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 손씨가 엔진 스위치를 내려 특수전요원들이 안정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김두찬 갑판장의 공로도 두드러진다. 석 선장의 쪽지를 기관실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해적들이 몽골 배를 추가로 납치하려 했을 때 해적들이 타고 왔던 배를 크레인으로 내려주면서 일부러 물이 들어오게 해 우리 해군이 작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김 갑판장은 석 선장 다음으로 해적들의 감시를 받았고 폭행과 살해위협에도 시달렸다.

지난달 15일 오전 배 선교(船橋)에서 당직근무를 서다 해적을 처음 발견하고 비상벨을 울린 이기용(46) 1등 항해사, 해적 침입 사실을 알고 침착하게 선내 방송으로 '해적에 배에 탔으니 대피하라'고 알리고 VHF로 조난신호를 보낸 최진경 3등 항해사(25)도 단단히 제몫을 해냈다.

부산/ 연합뉴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민희진 "음반 밀어내기 권유 사실…하이브에 화해 제안했다"
  • "제발 재입고 좀 해주세요"…이 갈고 컴백한 에스파, '머글'까지 홀린 비결 [솔드아웃]
  • 부산 마트 부탄가스 연쇄 폭발…불기둥·검은 연기 치솟은 현장 모습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BBQ, 치킨 가격 인상 또 5일 늦춰…정부 요청에 순응
  •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유죄 평결...美 전직 최초
  •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 군부독재 방불케 해”…의협 촛불집회 열어 [가보니]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發' 카운트다운 압력 이겨내며 일시 반등…매크로 국면 돌입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669,000
    • -0.57%
    • 이더리움
    • 5,278,000
    • +1.11%
    • 비트코인 캐시
    • 638,500
    • -1.16%
    • 리플
    • 726
    • +0.14%
    • 솔라나
    • 234,300
    • +0.9%
    • 에이다
    • 625
    • +0.16%
    • 이오스
    • 1,135
    • -0.26%
    • 트론
    • 156
    • +0%
    • 스텔라루멘
    • 14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000
    • -0.92%
    • 체인링크
    • 25,600
    • +2.4%
    • 샌드박스
    • 606
    • -0.1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