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해외수주 내년 경기회복 초석되나

입력 2009-12-3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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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상사·STX·효성 등 수주 대박 행진

20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대형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 등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가스플랜트·풍력발전·전력기기 등 에너지 관련 설비 시장에서 수주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가장 규모가 컸던 UAE 대형 원전 수주를 비롯해 12월을 전후해 수주한 에너지 관련 설비 규모만 260억 달러 이상으로, 국내 기업들이 흐믓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이같은 국내 기업의 해외 수주는 원천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동안 세계시장 대부분을 장악했던 유럽계 기업들을 제치고 따낸 것이어서 의미가 더욱 깊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동지역 등에서 그동안 미뤄뒀던 에너지 관련 설비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기업의 해외 수주 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상사는 지난 29일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투르크메니스탄 사상최대 규모의 플랜트 프로젝트를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LG상사가 이날 따낸 계약은 투르크메니스탄 국영가스회사인 '투르크멘가스'가 발주한 프로젝트로 14억8000만달러(1조7000억원) 규모의 가스처리 플랜트를 일괄 턴키 방식으로 수주하는 내용이다.

플랜트는 내년 1월 착공해 2012년 3분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공장이 지어지면 천연가스에 포함된 황 (sulfur)성분을 제거하는 탈황 공정을 거쳐 연간 100억㎥ 규모의 천연가스를 생산하게 된다.

투르크멘은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4위의 국가로 플랜트 건설 예정지역인 남동부 욜로텐은 세계 5대 가스전중 하나인 '욜로텐-오스만 가스전'이 위치한 곳이다. 2006년 11월에 발견된 이 가스전은 매장량이 14조㎥로, 세계가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하영봉 LG상사 사장은 "이번 수주는 신흥 자원부국들을 대상으로 공을 들여온 LG상사의 '컨트리 마케팅(Country Marketing)'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이번 사업 수주를 계기로 추가 가스플랜트 사업 및 자원개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유럽기업의 '텃밭'인 중동 전력시장에서도 낭보가 울렸다. 효성은 지난 28일 카타르 전력청으로부터 전력망 확충 9단계의 132㎸ 변전소 3기, 66㎸ 변전소 2기 등 총 5기의 변전소 프로젝트(1300억원 규모)를 일괄입찰방식(EPC)으로 수주했다.

EPC 방식이란 설계부터 자재구매, 건설까지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 전 분야에서 뛰어난 사업 수행능력이 입증되어야 가능한 고부가 사업 방식이다.

카타르는 입찰 요구조건이 매우 엄격해 걸프협력기구(GCC)국가 가운데 수주가 가장 힘든 국가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기자재를 유럽이나 일본산만 사용토록 했다.

효성은 이처럼 까다로운 카타르시장 공략에 성공해 앞으로 다른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조현문 효성 중공업사업그룹(PG)장은 "국가전력망 확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카타르시장에서 EPC 입찰에 성공함으로써 카타르뿐 아니라 추후 다른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초고압 EPC 사업을 확대할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중전기 등 전력관련 국내 업체의 쾌거는 이번만이 아니다. 글로벌 경기부양과 교체 수요 증가로 커진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한국 업체는 지멘스, ABB 등 유럽 업체들과 미쓰비시 등 일본업체를 제치고 이미 강자로 부상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유럽 업체들을 제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영 전력청으로부터 2억5000만달러(약 290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을 따낸 바 있다.

신재생에너지 등 유럽시장이 전통적으로 강한 곳을 직접 공략, 수주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고 있다.

STX는 폴란드 BCG사(社), 그린에너지사 등이 참여하고 있는 풍력발전단지 개발 컨소시엄과 총 220M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 사업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3억 유로(약 5000억원) 규모의 풍력발전단지 개발 프로젝트다.

STX의 풍력발전설비 제조업체인 STX윈드파워는 이번 MOU를 통해 2MW급, 1.5MW급 최신 기어리스형 풍력발전설비 총 140대를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폴란드를 비롯한 루마니아, 헝가리, 체코, 불가리아 동유럽 지역에 순차적으로 공급, 설치하게 된다.

이번 풍력발전단지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BCG와 그린에너지는 기본 풍황(風況)조사부터 환경영향평가, 정부 및 EU 승인 등 종합 컨설팅을 담당하고 STX는 풍력발전기 공급 및 일부 설치, 운영을 담당할 예정이다.

STX 관계자는 "이번 대형 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글로벌 풍력발전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며 "그룹내 관련 계열사를 중심으로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에너지 관련 설비 시장에서의 수주행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조선업계가 수주 가뭄에서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 플랜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들이 잇따라 나올 전망이다.

실제로 내년에는 브라질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가 오는 2017년까지 420억 달러(49조원대)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발주키로 한데다 터키와 요르단 지역도 전력난 해소를 위한 원전 및 화력발전소, 중동 및 동아시아 지역의 석유 및 가스 플랜트 등의 발주가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을 타고 에너지 관련 설비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원천기술과 노하우 등을 갖고 있는 국내 기업의 수주 소식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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