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뗀 서울시 건물 탈탄소...'히트펌프'에 답 있다

입력 2024-04-01 17:19 수정 2024-04-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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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사이언스파크 각 연구동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고효율 태양광 패널. (사진=LG사이언스파크)
▲LG사이언스파크 각 연구동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고효율 태양광 패널. (사진=LG사이언스파크)

서울시가 건물 탄소중립을 위해 의미 있는 첫발을 뗐다. 이달부터 일정 규모 이상 민간건물을 대상으로 에너지사용량 신고·등급제를 도입했다. 건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다음 고민은 건물 탄소배출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있다. 건물 탄소배출 주범인 난방의 에너지원을 화석연료에서 전력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중심에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히트펌프’가 있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의 건물 탄소중립 계획에는 목표만 있을 뿐, 구체적인 달성 방안이 부족하다. 단열기준 강화로 에너지효율을 높여 사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로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노후 건물은 단열 성능이 떨어져 난방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며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난방연료의 전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2018년 기준 2010년(건축물 단열 기준 강화) 이전 건축된 건축물 비중은 74%에 달한다. 30년 이상 노후 건축물도 12%를 차지하고 있다.

건물 에너지 사용의 58%를 차지하는 건 바로 난방. 그리고 건물 탈탄소를 위한 난방연료로 ‘히트펌프’가 뜨고 있다. 히트펌프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실내·외 공기 온도를 조절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연소작용이 아니라 열을 이동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무탄소열원이라 불린다. 에너지 전환율은 LNG를 연료로 하는 일반보일러가 83%인 반면 히트펌프는 300%로 월등히 앞선다. 열 1MWh 생산에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도 일반보일러 대비 최대 68%까지 줄일 수 있다.

건물 탈탄소 고삐를 죄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히트펌프는 인기몰이 중이다. 유럽연합은 건물에너지성능지침(EPBD)에 따라 2040년까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보일러가 금지된다. 독일은 올 1월부터 가스 및 석유 보일러의 신규 설치를 사실상 금지하고, 친환경 보일러 설치비용 지원에 나섰다. 정부의 지원사격으로 2022년 유럽 내 히트펌프 판매는 전년 대비 39% 증가한 300만 대를 기록했다. 2030년까지 4500만 개의 가정용 히트펌프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 유럽 전체 가정의 60%가 히트펌프를 사용할 것이란 추산이다.

미국 연방정부도 2045년 연방건물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건물 공간 일부를 100% 전기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정부는 ‘히트펌프에 관한 협약’을 통해 2030년까지 미국 가정의 히트펌프 보급대수를 470만 대에서 2000만 대로 4배 늘리는데 합의했다. 2022년 히트펌프는 430만 대 이상 판매돼 천연가스(390만 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권 소장은 “히트펌프 열원에 따라 지열, 수열, 공기열로 나뉘는데 설치장소에 제한이 없고 설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기열이 최근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공기열 히트펌프가 신재생에너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확산에 한계가 있다. 전기요금 누진세도 히트펌프 사용을 꺼리게 만든다. 브라이언 마더웨이 국제에너지기구(IEA) 에너지효율부문 책임자는 지난해 본지와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6억 개의 공기열원식 히트펌프가 설치돼야 넷제로 시나리오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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