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수출 대추 한 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입력 2020-09-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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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시인 장석주는 ‘대추 한 알’에서 태풍, 천둥, 벼락, 무서리, 땡볕 등의 시련을 견뎌야 대추 알이 붉어지고 둥글어진다고 했다. 코로나 태풍이 우리 전시업계와 수출기업을 강타하고 있다. 우리 수출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두바이 월드엑스포나 하노버 산업박람회와 같은 해외 전시회가 풋대추 떨어지듯 우수수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세계전시산업연맹(UFI)에 따르면 올해 전시회 개최는 작년보다 60% 감소해 전시·관광과 연관된 피해가 1800억 달러에 달하고 전 세계적으로 190만 명의 일자리가 피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 정부는 ‘전시회 방역관리지침’을 마련해 이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난 5월 세계컨벤션센터협회(AIPC), 국제회의컨벤션협회(ICCA), 세계전시산업연맹(UFI)이 공동으로 마련한 ‘모범실행지침(Good Practice Guidance)’에서 경기 고양 킨텍스를 ‘방역모범전시장’으로 언급하면서 우리나라의 ‘K 방역’을 극찬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는 오프라인 전시회를 365일 비대면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바꿔 놓았다. ‘바이오 USA 전시회’와 ‘홍콩 가정용품 전시회’가 온라인으로 열렸고 이러한 추세는 지속 확대될 것이다. 세계적 컨설팅 업체 AMR International은 2018년 전시회가 과거 1.0 단계인 판매 채널에서 현재 1.X 단계인 비즈니스와 지식공유의 장을 지나서 미래 2.0 단계인 디지털 기반의 365일 가치창출의 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예견이 코로나로 인해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도 이달 3일 업종별로는 국내 최초로 ‘섬유 온라인 상설 전시관’을 개관했다. 텍스트, 사진 제공 등 기존 전시 콘셉트에서 벗어나 3D 가상 아웃핏의 360도 회전 영상까지 제공하고, 바이코리아(BUY KOREA) 플랫폼과 연동해 온라인 화상상담, 결제 및 배송까지 연결해 온라인 수출에 최적화했다. 우리 섬유 온라인 전시관은 365일 24시간 시·공간 제약 없이 언제든지 소통해 비대면으로 수출 판로의 가치를 창출하는 장이 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전자, 스마트홈, 바이오헬스, 화학, 기계, 로봇, 신재생에너지, 조선, 자동차 등 10대 업종별로 차별화된 온라인 상설 전시관을 순차적으로 개관할 계획이다.

일부는 코로나가 사라지면 오프라인 전시회의 기능을 일부 보조하는 수준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흔히 온라인은 레몬시장(저품질 거래시장)에 비유한다. 구매자는 온라인 전시관에서 구경만 할 뿐 거래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섬유 온라인 전시관이 마치 방문객이 오프라인 전시회에서 관람을 즐기는 것처럼 바이어는 직접 원단을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져보지 않아도 색상, 광택, 표면 질감, 유연성 등을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본래의 전시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온라인에서도 레몬 시장이 아니라, 복숭아 시장(고품질 거래시장)으로 나갈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 우리 수출 기업도 비대면·온라인 수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시점이다. 정부는 코로나 뉴노멀 시대에 새로운 수출 돌파구를 마련하고, DNA(Data·Network·AI) 기술을 활용한 수출 체질개선을 위해 ‘비대면·온라인 수출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오프라인 중심의 지원 사업과 법·제도를 비대면·온라인까지 확장해 그간 오프라인 수출에 익숙했던 중소기업도 온라인 수출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비대면 수출 지원 체계를 완비할 것이다. 기존 수출기업들은 물론 스타트업, 벤처기업 및 소상공인까지 온라인·비대면 수출 전선의 전면에 나서게 함으로써 현재 약 10만 개 수준에서 정체된 우리나라 수출 기업 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다.

태풍, 천둥, 벼락 등 코로나 역경을 수출 기업들이 슬기롭게 극복하여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서 붉고 둥그런 대추 알들이 주렁주렁 열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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