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2월 내수판매 급감…3월 '소비심리' 위축이 더 문제

입력 2020-03-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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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평균 조업일수 14.5일에 그쳐…생산 차질보다 '소비심리' 위축이 더 걱정

▲울산시 북구 현대차 명촌정문에서 보안 요원이 열화상 카메라로 출근하는 직원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완성차 메이커의 2월 평균 조업일수는 13.5일에 그쳤다. 코로나19 여파 탓이다.  (연합뉴스)
▲울산시 북구 현대차 명촌정문에서 보안 요원이 열화상 카메라로 출근하는 직원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완성차 메이커의 2월 평균 조업일수는 13.5일에 그쳤다. 코로나19 여파 탓이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확산 중인 가운데 2월 내수 완성차 판매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안팎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조업일수가 증가했지만, 중국산 부품수급 차질,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으로 휴업 일수 늘어나면서 이를 상쇄해 버렸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판매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별로 현대차와 쌍용차 내수판매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고, 기아차와 한국지엠(GM), 르노삼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력사 부품수급 차질로 상대적으로 휴업일수가 기아차보다 소폭 많았다"며 "생산 손실부문은 사태가 안정화되면 잔업과 특근으로 만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월 판매부진의 배경에는 먼저 조업일수 감소가 존재한다.

지난해 2월 국내 완성차 공장의 조업일수는 평일 기준 17일, 올해는 20일이었다. 작년 2월에는 ‘설 연휴’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올해 2월 판매가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공장이 가동된 날짜는 오히려 줄었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포함한 중국산 부품공급 차질로 완성차 5사 공장들이 적게는 이틀, 많게는 열흘까지 휴업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협력사가 문을 닫으면서 일부 공장이 또 다시 휴업했다.

28일에는 현대차 울산2공장에도 53세 남성 근로자가 확진자로 확인, 가동을 중단하고 방역에 나서기도 했다.

이 근로자가 일하는 울산2공장 도장부에는 평소 300명가량이 근무하며 울산2공장 전체에는 오전ㆍ오후 근무조를 합해 4000명 가량이 출퇴근한다. 현대차는 주말사이 방역을 마치고, 격리자와 격리범위를 확정한 뒤 2일부터 정상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중국산 부품수급이 문제였으나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면서 공장 폐쇄와 격리 근로자 발생이 더 큰 우려로 닥쳤다.

자동차 산업협회 관계자는 “완성차 5사의 2월 평균 조업일수가 14.5일에 그쳤다”며 “부품수급 차질로 휴업했고, 이후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1차 협력사가 공장을 폐쇄하자 회원사 일부 공장이 휴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중국산 부품수급 차질로 인해 문을 닫은 기아차 소하리 공장의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중국산 부품수급 차질로 인해 문을 닫은 기아차 소하리 공장의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지난달 조업일수는 20% 넘게 감소했지만 영업일수는 유지됐다. 판매와 출고 등 일부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완성차 메이커의 여파는 3월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품공급 차질이나 확진자 발생도 문제지만 ‘소비심리’ 위축이 더 큰 문제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마저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고 3월 중 정점을 이룬 뒤 진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전망치다.

한은은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고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감염 사태가 진정된 이후 민간소비와 수출도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성장 흐름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내수 자동차 판매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시장에서 환율효과를 볼 가능성도 제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최근 1개월 사이에 나온 주요 증권사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종합(2월 27일 기준)해보면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보다 35.8% 증가한 1조6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200원 대를 돌파한 원ㆍ달러 환율이 수출 주력기업인 현대차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실적개선을 이룰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8.9% 줄어든 5360억 원에 머물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차는 2018년 3분기에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했다. 이후 노사 합의가 이뤄진 작년 1분기에 2800억 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다시 환입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충당금 환입 덕에 5941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환율효과를 누렸음에도 기저효과 탓에 1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 회사의 전망치 모두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최근 1개월 사이에 나온 전망치들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근본적인 경쟁력 약화가 아닌, 보건환경 악화 탓에 불거진 실적 저하인 만큼 단기간에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1분기 실적에서 선방하고 하반기 본격적인 신차효과를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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