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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역사회 뚫은 코로나19가 주는 교훈

입력 2020-02-20 17:43

노은희 유통바이오부 기자

코로나19가 한 달여 지속되면서 국내 방역 시스템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시기에 만난 국내 저명한 감염병 전문가는 여전히 수천 명의 입국자가 들어오고 경증 상태에서도 전염력을 보이는 질병 특성상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전문가인 그의 우려가 혹여 기우이길 바랐지만 결국 아니었다.

소강상태인가 싶던 코로나19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하루 새 확진자가 대거 추가되고 급기야 사망자까지 발생하며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확진자들 중에는 해외여행력이나 다른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이 없는 경우가 있어 이번 코로나19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양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은 예상된 시나리오였다”며 “‘감염 경로 불분명자’들이 드러나며 지역사회 초기 진입을 막지 못하면 5년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보다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시는 패닉 상태다. 현재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해야 하는데 역학조사관은 1명, 음압병실도 턱없이 부족해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는 정상적인 시스템 작동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 적절한 방역 타이밍을 놓치고 정부와 병원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는 초유의 경험을 했다. 상황별 골든타임에 맞는 방역대책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것이 바이러스 전파 방지의 핵심이라는 교훈도 얻었다. 또, 역학조사관과 음압병실 확충 등이 포함된 정부의 야심찬 메르스 후속대책들도 발표됐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또 한번 국내 방역망, 특히 지역사회 방역망의 허술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세계가 한국의 수준 높은 방역대책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정부는 또다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반복할 셈인가. 이번에야말로 국내 방역 대응의 허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대적인 방역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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