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원의 4차 산업혁명] 일본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전략

입력 2020-01-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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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교수, 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

새해 벽두부터 화제를 모으는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나면서 언론의 톱기사를 차지하고 있다. 중동 정세, 홍콩 시위,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그리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이슈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는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등의 디지털 혁신기술이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그래서인지 10일 전시회가 끝난 뒤 2020년의 트렌드와 주요 기업의 전략을 분석하려는 소위 리뷰(review) 모임이 활발하다.

이번 CES에는 전 세계에서 모두 4500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이 기업들이 전시한 기발한 기술의 대다수는 시장에 등장하지도 못한 채 모습을 감춘다. 이 때문에 CES의 견학 가치에 대해 의문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기업 간부들은 CES를 중요한 상담의 장(場)으로 활용하고 있다. 3개월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CES가 열리는 3일간 접촉할 수 있는 기업과 제휴선 후보가 많다는 얘기도 있다.

외신을 분석해 보면 이번 CES에서 일본 기업들의 전시장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랜만에 주목을 끌었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변혁에 도전하는 도요타와 소니의 전시장에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도요타자동차와 소니는 디지털 시대의 기업 변혁에 도전하는 자세를 세계에 어필한 것으로 평가된다.

도요타는 시즈오카현의 한 폐공장지에 약 2000명이 사는 ‘미래의 거리’(스마트시티)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소형 무인기(드론) 등에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조합시킨 새로운 이동 서비스를 창출하는 실험장을 만드는 것이다. 도요타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업종 기업과 연구자들을 참가시켰다. 타사와 손잡고 기술을 보강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소니는 자사가 개발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콘셉트 차를 CES에서 선보이면서 사업의 폭을 가전에서 자동차로 넓혀나간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소니는 디지털 카메라의 영상 센서를 자율주행 자동차가 주위를 인식하는 부품으로 자동차 대기업에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CES에서는 자동차 회사 도요타가 스마트시티에, 전자회사 소니가 자율주행 자동차에 참여하는 이른바 사업의 영공침범(領空侵犯)으로 지금까지 유지해온 일본의 영역분할형 기업문화가 사라지고 있음을 확연히 보여주었다.

생명보험 등 디지털 기술과 관련이 적은 기업도 다수 참가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디지털화에 대응한다는 의욕을 모처럼 보여주었다. 최근 수년 동안 CES에서 구글과 아마존 등 미국의 IT 대기업과 한국의 삼성전자 등의 활약으로 일본 기업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미약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진전으로 볼 수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은 미국·중국·한국이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가운데 ‘대립 없는 경쟁(competition without conflict)’ 전략으로 힘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는 자금력에서 월등한 미국의 IT 대기업들과 경쟁하면서 변화가 빠른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여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일본 재계의 총본산인 게이단렌(經團連)이 신년사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기업이 생존하려면 변혁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흔들림 없는 의지와 대담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일본경제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CES에 들고 나온 비전을 실현해 수익으로 연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거기에는 먼저 디지털 시대에 적용할 자사의 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는 세계적으로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AI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산업 기술기반의 혁신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사업구조를 개혁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모든 기업에 공통되는 경영 과제다. 다시 말해 도요타와 소니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기업이 변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다. 한국 기업의 지도자들도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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